햇반과 만두, 카레, 케첩, 탄산음료에 이어 참치캔과 장류, 식용유까지 생활 필수 먹거리 가격이 잇따라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식품업계가 미뤄왔던 가격 조정에 속도를 내면서 하반기 먹거리 물가도 다시 상승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오뚜기 카레 제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16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이달 30일부터 햇반과 만두, 생선구이 등 8개 카테고리 27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8% 인상한다. 품목별 인상률은 햇반 12%, 생선구이 8.4%, 만두 4.6% 등으로 최대 12% 수준이다. 대형마트는 이달 30일부터, 편의점은 다음 달 1일부터 인상된 가격이 적용된다.
CJ제일제당은 주요 원·부재료 가격과 나프타 등 포장재 비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지속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햇반 컵반과 디저트 제품, 고추장·된장·쌈장 등 장류, 냉장·냉동면 제품은 이번 인상 대상에서 제외하고, 다음 달부터 여름철 성수기 품목을 중심으로 할인 행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같은 날, 사조도 통조림과 장류, 식용유 제품 가격의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다음달 3일부터 참치캔은 10%, 꽁치·고등어 등 수산캔은 20% 오른다. 고추장·된장·쌈장 등 장류와 참기름·들기름 등 식용유 제품도 각각 12% 인상된다. 앞서 이달 초에는 어묵과 맛살 가격도 6~7% 올렸다.
가격 인상은 특정 기업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오뚜기는 최근 카레와 케첩, 당면, 후추 등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인상했고, 롯데칠성음료도 칠성사이다를 비롯한 44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3% 올렸다. 하림은 핫바와 닭가슴살 등 냉장 가공식품 가격을 인상했고, 메가MGC커피와 이디야커피, 더본코리아 등 외식·커피업계도 잇달아 가격 조정에 나섰다.
유통업계에서는 지방선거 기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를 의식해 가격 인상을 미뤘던 기업들이 선거 이후 순차적으로 가격 조정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원재료와 포장재 가격, 물류비, 인건비 상승이 장기화되면서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이 한계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한 업체의 가격 인상이 경쟁사의 연쇄 인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아 추가 가격 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즉석밥과 통조림, 장류, 식용유, 음료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당분간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