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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기차 홀대 정책이 미국 '빅3'로 불리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내수시장에서는 테슬라·현대차에 밀리고, 기술적으로는 중국에 이미 추월당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진단했다. 

GM·포드·스텔란티스 빅3 전기차 사업의 '몰락' : NYT 미국 자동차 산업이 고립 향해 가고 있다
포드가 2026년 1월13일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디트로이트 모터쇼 전날 사전 기자회견에서 브롱코 RTR SUV를 선보이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15일(현지시각) "미국 내에서 전기차에 관한 관심은 늘고 있지만 자동차업계는 파멸을 자초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전기차의 발전으로 미국의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생각됐으나 오히려 정반대의 걸을 걷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빅3' 자동차회사로 불리는 포드, 제너럴모터스, 스텔란티스는 과거 전기차 생산을 시도했으나 현재는 대부분 사업에서 철수했다. 빅3는 전기차 사업에서 철수해 내연기관 차량에 집중하면서 경제적 상당한 손실도 입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2026년 기준 전기차 관련해 260억 달러(약 38조5500억 원)의 손실을 봤고, 포드 역시 전기차 관련해서 190억 달러(약 28조1700억 원)의 손실을 봤다. 

이에 미국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와 현대차가 선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현대자동차는 2025년 미국에서 포드보다 전기차 판매량이 두 배나 많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강점은 합리적인 가격이다. 현대의 아이오닉5는 3만5천 달러(약 5200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됐는데, 특히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중단되자 9800달러(약 1500만 원)까지 할인하며 가격 경쟁에 나서 테슬라 모델 Y, 모델 3의 다음으로 가장 많은 전기차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 EV9도 올해 2분기에 전년 대비 56.8%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기아 EV9의 미국 판매량이 급증의 원인으로 3열 전기 SUV 가운데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가진 유일한 차량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빅3가 전기차 시장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미국 내 소비자들의 전기차 수요가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8154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5월14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 중 26%가 "다음 차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했다. 

이는 3월보다 3%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미국 내 평균 유가 가격이 4월28일 4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하기 이전에도 유가 급등에 전기차를 선택하려는 인구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빅3, 트럼프의 전기차 홀대·관세정책에 직격탄 맞아 

빅3가 전기차 사업을 외면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이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에 취임한 2025년에 3년 전에 도입됐던 전기차 세액 공제 제도를 폐기하고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완화했다. 

이에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했고,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전국에 들어섰던 배터리 공장은 문을 닫거나 다른 용도로 전환됐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도 전기차 사업의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수석 경제학자를 지닌 수잔 헬퍼는 15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업계의 경영진이 장기적인 계획을 설립 어렵다"고 말했다.  

제너럴 모터스 전략가 출신의 아담 버나드도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업체는 예상 판매량과 원자재 및 인건비를 기반으로 출시 최대 4년 전에 사업 계획을 수립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일관적인 관세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밖에 미국의 거대한 땅덩어리도 전기차 사업의 장애 요인이다. 

미국 영토의 크기는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포함하면 약 983만km²에 달하며, 포장도로의 길이는 총 678만 km에 달한다. 여기에 수없이 많은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도 있어 전기차 충전을 위한 전국적 네트워크 구축이 어렵다. 

미국인들은 주로 자가용을 이용해 통근하는데 2025년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의 평균 편도 통근 거리는 26km였다. 이에 관련해 헬퍼 전 수석 경제학자는 "많은 미국인들이 정기적으로 상당한 거리를 통근하기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 수명이 충분할지에 관해 의심스러워한다"고 설명했다. 

빅3, 중국에 기술적으로 추월당해 

그런데 이보다 심각한 점은 미국이 전기차 기술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비영리 단체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수석 경제학자 스티븐 에젤은 뉴욕타임스에 "미국의 전기차 기술 격차가 위험할 정도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 산업 성장에 대비해 수년간 차량용 배터리 기술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왔는데, 미국은 오히려 전기차 기술 관련 투자를 등한시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에젤 경제학자는 "현재 중국은 미국 기업보다 약 33% 더 빠르게 신형 전기차를 출시할 수 있다"며 "앞으로 해외 기업들의 혁신 속도와 생산 주기는 점점 더 빨라져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고, 결국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 격차를 좁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질 것이다"고 경고했다. 

실제 중국은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75%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최근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로 등극한 중국 자동차기업 BYD에서 생산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매겨 사실상 미국 시장 진출을 막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멕시코에 중국산 전기차가 많이 팔리고 있다며, 미국인들이 멕시코에서 중국산 전기차를 구매해 국경을 넘어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설령 미국 의회에서 중국산 수입품을 전면 금지해도 중국은 전 세계 다른 시장에서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다. 실제 스텔라 리 BYD 수석 부사장(EVP)는 지난 15일 파이넨셜타임스에 "BYD가 미국 시장 진출 없이도 5년 안에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판매업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뉴욕타임스는 미국 자동차 산업 전체가 쇠락할 것을 우려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자동차 산업이 고립을 향해 가고 있다"며 "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내연기관 차량과 SUV만 잔뜩 생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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