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개가 K-팝 열풍을 타고 세계적으로 패션템으로 유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외신에서 나왔다.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민속박물관이 소장한 은파란가지삼작노리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뉴욕타임스는 5일 "노리개가 BTS와 블랙핑크 등 K-POP 아이돌들이 패션 아이템으로 쓰면서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노리개는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한복을 입을 때 저고리 고름이나 치마허리에 달던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여성 장신구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생활한복 브랜드 '리슬' 직원은 뉴욕타임스에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유행한 후 노리개를 찾으려 방문하는 사람이 2배 정도 늘었다"며 "허리 외에도 어깨에 착용하기도 하고 펜던트나 머리핀, 귀걸이로 사용하거나 휴대전화에 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리슬은 고객들이 직접 노리개 장식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관광객들은 다양한 이유로 노리개를 만들러 리슬을 방문했다.
스페인 말라가시에서 동아시아학을 공부하는 네레아 로페스 로만과 라켈 모랄레스 마르케스는 "졸업식 때 한복과 함께 달고 싶어 노리개를 만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어렸을 때 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된 최은경씨는 "자신의 뿌리를 기억하기 위해 노리개를 만들어 프랑스로 가져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러시아 여성들을 위해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안나 네스테렌코와 이리나 쿠즈네초바는 "노리개를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회사 본사로 가져갈 것이다"며 "2025년 한 해 동안 120명의 러시아 여성 관광객들을 리슬로 데려와 노리개를 만들어 집에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노리개는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줄 선물로도 등극했다. 한국 장신구 브랜드 '메종드윤'의 최윤하 디자이너는 지난 4월 서울에서 열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시사회에서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에게 노리개를 선물했다.
최 디자이너는 뉴욕타임스에 "앤 해서웨이의 노리개는 낙지발 노리개에서 영감을 얻었고 현대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검은빛에 가까운 회색을 썼다"며 "메릴 스트립의 노리개는 인연을 상징하는 딸기술 매듭 두 개가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전통 복식 연구가 이경자 교수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노리개는 매듭, 패물, 술로 이뤄져 있다. 매듭이나 패물의 모양은 전통적 상징에 따라 달라지지만, 뉴욕타임스는 최근에는 현대적인 재해석도 이뤄지고 있다고 짚었다.
주얼리 브랜드 스튜디오 '오후'의 오세영, 엄도연 디자이너는 뉴욕타임스에 오후의 노리개는 매듭을 없애 현대적인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귀걸이나 펜던트로 더 쉽게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다만 노리개의 상징적인 의미는 제작 과정에서 동일하게 유지된다"며 "패물 장식은 액운을 막기 위한 것이고, 흔들리는 술의 움직임은 물과 같아서 번영을 상징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