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와 정부가 코스닥 출범 30주년을 맞아 코스닥 시장의 고질적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대대적 구조 개편에 나선다.
우량 기업과 부실 기업이 혼재돼 시장 전체가 훼손되는 악순환을 끊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부실 기업을 신속하게 시장에서 퇴출하고, 우량 기업은 별도로 선별해 혁신 성장을 돕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한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스닥 30주년 기념행사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거래소는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코스닥시장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코스닥시장 로드맵을 발표했다.
한국거래소가 제시한 시장 신뢰 회복의 첫 단추는 부실기업 퇴출 강화다. 한국거래소는 1천원 미만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했다. 시가총액 등 퇴출 요건도 한층 높였다. 해당 규정은 1일부터 즉시 시행된다.
불성실공시에 대한 누적 벌점 기준도 엄격해진다. 한국거래소는 실질심사 단계를 줄이는 대신 심사 과정을 깐깐하게 다듬을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장폐지 결정 기업 수는 약 88개 회사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내 우량기업군을 별도로 묶는 세그먼트 제도, 가칭 '코스닥 셀렉트(Select)' 도입도 추진한다. 한국거래소는 성장성과 안정성을 두루 갖춘 대표 기업을 선별해 편입할 계획을 세웠다. 우량 기업이 다른 시장으로 이탈하는 현상을 막고 투자 자금 유입을 돕기 위한 조치다.
혁신기업의 상장 지원 문턱은 합리적으로 조정한다. 인공지능(AI), 바이오, 반도체 등 첨단 혁신산업에 대한 질적 심사 기준을 고도화한다. 새로운 산업 트렌드에 맞춰 기술특례상장 제도의 평가 지표도 새롭게 마련한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행사에서 외부 요인 탓을 멈추고 내부 혁신을 이루자고 당부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역시 자금 조달 지원을 약속하며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부실기업이 떠난 자리에 혁신·우량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맞춤형 기업 특례로 혁신 기업 상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세그먼트 도입 등을 통해 시장 역동성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코스닥이 성장주 투자의 종착지이자 세계 최고 기술주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근본적이고 구조적 체질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1996년 개장 당시 7조 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600조 원을 돌파했다. 개장 초기 341개 회사였던 상장기업 수는 1827개 회사로 늘었다.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시장에 공급된 모험자본 규모는 총 89조 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