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세계 최대 사모펀드그룹 KKR과 함께 국내 최대 신재생에너지 기업의 닻을 올린다. SK는 여러 계열사에 분산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재편하고 전략적 투자자본을 결합해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SK그룹은 2년 넘게 리밸런싱(사업재편)을 시행하고 있는데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산 매각뿐 아니라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움직임도 지속하는 모양새다.
SK가 SK이노베이션, SK에코플랜트, SK디스커버리 등 계열사에 흩어져있던 신재생에너지 역량을 한 데 모은다. ⓒSK
SK는 KKR이 운용하는 펀드와 신재생에너지 통합법인 지분투자 계약을 맺었다고 7월1일 밝혔다. 현재 SK이노베이션, SK에코플랜트, SK디스커버리 3사가 사업 및 지분 양수도를 통해 각사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자산을 KKR에 매각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말 통합법인이 공식 출범한다.
통합법인 지분은 KKR이 51%, SK가 49% 보유한다. 초기 경영권은 KKR이 갖지만 SK는 지분투자 방식으로 참여한 뒤 추후 협상을 통한 경영권 확보 가능성도 열어뒀다.
SK는 이번 통합법인을 놓고 분산된 사업을 한 데 모아 규모의 경제와 운영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 출범하는 통합법인은 태양광, 해상·육상풍력, 연료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수소를 제외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이에 계별사별로 중복 투자되거나 분산 운영되던 자산을 일원화해 개발부터 건설, 운영, 유지보수에 이르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통합해 운영하게 된다.
사업 규모는 국내 최대 수준이 될 것이라고 SK는 설명했다. 통합법인은 초기에 운영할 전력 용량을 합치면 1.7GW(기가와트)가량인데 2031년까지 이를 10GW까지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10GW 용량은 100MW(메가와트)급 대형 데이터센터 100개를 동시에 중단 없이 가동할 수 있는 규모다.
SK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대규모 자본집약 구조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이번 통합법인 출범을 결정하게 됐다. 용량 증설이나 신규 발전원 개발 등을 위해서는 지속적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개별 계열사가 자체 차입이나 증자만으로 사업을 진행하면 재무부담이 커지고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공동 투자에 나선 KKR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손꼽히는 역량과 자본력을 갖춘 투자사라는 점도 SK가 통합법인 출범 결정을 한 배경으로 꼽힌다.
KKR은 모두 1천억 달러(약 150조 원) 이상의 인프라 자산을 운용하고 있고 2011년 이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310억 달러(약 47조7천억 원)이상을 투자해 왔다.
SK는 이번 통합법인 출범이 리밸런싱의 의미를 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법인은 대규모 자금을 적시에 유치해 성장 기회를 선점하는 동시에 그룹 전반의 재무 부담과 순차입금 증가 우려를 낮출 방안이기 때문이다.
SK는 이번 리밸런싱을 계기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자본 효율성과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K 관계자는 “사업의 지속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선제적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일환”이라며 “KKR의 자본력과 SK의 실행력을 결합해 급증하는 청정에너지 수요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