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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에서는 오래전부터 완성된 작품보다 작품을 둘러싼 개념과 창작 과정, 이를 기획하는 큐레이터의 역할까지 예술의 일부로 확장해왔다. 

최근 서바이벌 예능도 이와 닮은 흐름을 보인다. 결과물보다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과 이를 설계하는 사람 자체가 새로운 볼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허프 트렌드]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들이 '무대 뒤' 설계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Mnet이 오는 8월18일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 월드 파이터 : 디렉터스 워'의 첫 방송을 확정 지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댄스 서바이벌과 달리 안무와 무대 구성, 연출, 스토리텔링까지 총괄하는 퍼포먼스 디렉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Mnet

대표적 사례가 오는 8월 방송되는 Mnet '스트릿 월드 파이터 : 디렉터스 워'다. 기존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댄서들의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경쟁했다면, 이번에는 안무는 물론 무대 구성과 연출, 스토리텔링까지 총괄하는 퍼포먼스 디렉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단순한 춤 싸움이 아닌 한 편의 예술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과 그 뒤에 숨겨진 천재 디렉터들의 치열한 전략 싸움"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완성된 무대보다 무대를 설계하는 디렉터의 사고와 전략을 핵심 콘텐츠로 내세우겠다는 의도를 드러낸다.

패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도 같은 흐름을 보인다. 최근 방송된 tvN '킬잇 : 스타일 크리에이터 대전쟁'은 패션모델을 선발하는 오디션이 아니라 자신만의 스타일과 콘텐츠를 기획하는 ‘크리에이터’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작진은 기존 슈퍼모델 선발 프로그램과 달리 소셜미디어에서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인플루언서들이 새로운 패션 아이콘이 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장윤주 모델 역시 "패션 사진 한 장으로 모델을 뽑는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는 자신이 브랜드가 돼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외모보다 자신만의 세계관과 브랜딩, 콘텐츠 제작 능력까지 갖춘 '스타일 설계자'를 찾겠다는 것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다.

오랜 기간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주류를 이뤄온 요리 예능도 이제는 한 접시의 요리보다 '장사'를 완성하는 과정을 경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이번 달 첫 방송된 tvN '스트릿 레스토랑 파이터'는 미슐랭 셰프와 외식기업 대표 등 업계 전문가들이 실제 장사를 펼치는 서바이벌이다.

기존 요리 예능이 맛과 요리 완성도를 중심으로 경쟁했다면, 이 프로그램은 메뉴 개발부터 가격 전략, 상권 분석, 원가 계산, 매장 운영, 고객 응대까지 외식 비즈니스 전 과정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승패 역시 전문가 심사가 아닌 실제 손님들의 선택과 매출로 가린다. 요리 실력보다 소비자를 읽고 메뉴와 가격, 운영 전략을 설계하는 과정 자체를 콘텐츠로 삼았다는 점에서 기존 요리 예능과 차별화된다.

결국 최근 서바이벌 예능은 '누가 가장 뛰어난가'를 가리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누가 어떻게 만들어내는가'를 보여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결과물만 소비하던 시대를 넘어 기획과 설계, 시행착오와 의사결정까지 하나의 서사로 즐기는 콘텐츠 소비 방식이 예능의 새로운 공식을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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