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기록적인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도 역대급 더위가 예고됐다. 독립기념일(7월4일) 연휴를 앞두고 미국 국토 절반 이상이 장기간 이어지는 폭염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상 당국과 보건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무더위에 땀을 흘리며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I 생성 이미지.
28일(현지시각) 미국 CBS에 따르면 미 국립기상청(NWS)은 향후 며칠간 오대호 하류와 중부 대서양 연안, 미시시피강 및 오하이오강 유역을 중심으로 폭염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낮 최고기온은 섭씨 30도 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높은 습도가 더해지면서 체감온도는 최고 섭씨 46도에 달할 전망이다. 피닉스와 라스베이거스, 텍사스주 중부 지역은 이미 기온이 섭씨 37도를 넘어섰다.
이번 폭염은 미국 국토의 절반 이상에 영향을 미쳐 다음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 당국과 보건 당국은 대규모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며 노약자와 야외 근로자 등 취약계층에 외출 자제와 충분한 수분 섭취를 당부했다.
한편 집권 중인 미국 공화당은 기후변화 대응이 곧 화석연료 산업 규제와 에너지 전환을 의미한다는 이유로 이를 경제적 위협으로 규정해 왔다. 그 결과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잇달아 후퇴시키며 과학계와 환경단체의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극우 성향의 라디오 진행자 러시 림보는 생전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좌파는 지구온난화와 허리케인, 심지어 그 예보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기후변화 담론 자체를 정치적 의제로 규정하기도 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러한 기조를 정책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기후변화가 인간의 건강과 환경에 위협이 된다고 규정한 미 환경보호청(EPA)의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을 폐기했다.
위해성 판단은 2009년 EPA가 온실가스 배출이 미국인의 건강과 복지에 위협이 된다고 결론 내린 과학적 판단으로, 지난 17년간 발전소와 석유·가스 시설, 자동차 배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규제하는 핵심 법적 근거로 활용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