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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아픈 손가락5·18 탱크데이’으로 전락했다. 한때 그룹 내 대표 캐시카우 역할을 맡아온 계열사였지만,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계기로 그룹 브랜드 리스크 중심에 섰다.

이번 후폭풍은 단순히 스타벅스 브랜드 차원에 그치지 않고, 정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그룹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대통령의 공개 비난과 시민단체 고발, 경찰 수사까지 이어지면서 논란이 정치·사회적 이슈로 확산됐고, 소비자 여론과 투자 심리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으로 커지고 있다.

정용진의 '아픈 손가락' 전락한 스타벅스 : 캐시카우에서 '리스크 축' 돌변하며 신세계그룹 전체 현금 흐름마저 꼬일 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스타벅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시기 행사'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기 위해 연단에 서있다. ⓒ안수진 기자

논란이 확산되자 정 회장은 26일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그룹 총수가 전면에 나설 정도로 엄중한 상황에 돌입한 것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 브랜드 논란을 넘어 그룹 차원의 치명적 리스크로 번진 상황이다.

◆ 스타벅스, 그룹 캐시카우에서 ‘리스크 축’으로 전환

시장 우려가 커지는 이유는 스타벅가 단순 커피 브랜드를 넘어 그룹 내부 현금 흐름과 계열사 거래 구조에 깊게 연결된 핵심 축이기 때문이다. 에스씨케이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3조2380억 원, 영업이익은 1730억 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1062억 원 규모의 배당이 이뤄졌고, 지분 67.5%를 보유한 이마트가 수령한 배당금만 단순 계산 기준 716억 원 수준이다. 그룹 입장에서는 스타벅스가 안정적 현금 창출원 역할을 해온 셈이다.

계열사 간 거래 규모도 상당하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신세계푸드로부터만 2135억 원 규모의 원재료·상품을 매입했다. 신세계아이앤씨와는 415억 원 규모의 기타 매입 거래와 257억원 규모의 유·무형자산 취득 거래가 있었고,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계열사들과도 임차·운영 관련 거래를 이어왔다. SSG닷컴·지마켓 등 그룹 플랫폼 계열사와의 연계도 지속돼 왔다.

결국 스타벅스코리아 매출 둔화가 장기화할 경우 단순히 커피 사업 하나의 실적 악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식자재 공급, IT 인프라, 부동산 운영, 플랫폼 제휴 등 그룹 내부 거래 전반으로 부담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마트도 지난 21일 관련 공시에서 “향후 여론에 따라 소비자 인식, 브랜드 평판,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영업실적 및 향후 사업 운영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직접 언급했다.

이러한 시각은 단순한 우려에 그치지 않고 실제 소비자 이탈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해온 스타벅스 상품은 최근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과 메가MGC커피 등에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서는 스타벅스 카드 환불 인증과 멤버십 탈퇴 인증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고, 일부 소비자들은 충전금의 60% 이상을 사용해야 환불이 가능하다는 규정을 두고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공개적 불매 움직임이 이어졌다. 손솔 진보당 의원은 스타벅스 카드를 가위로 자르는 영상을 공개하며 “정용진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고,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5·18 탱크데이 행사 보도를 본 뒤 다시 스타벅스를 이용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광주 지역에서는 시민단체들의 불매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일부 배달 기사들은 오토바이에 ‘스타벅스 배달 거부’ 스티커를 부착한 채 “역사 모독이 묻어있는 커피는 배달할 수 없다”며 배달 거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불매 분위기는 금융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광주은행은 스타벅스 쿠폰·텀블러 행사를 중단했고, NH농협은행은 사은품 커피 쿠폰을 다른 브랜드로 교체했다. 신한카드 역시 스타벅스 협업 카드 출시를 잠정 연기했다. 

신세계그룹도 소비자 반발이 실제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공식 인정했다. 전상진 경영총괄 부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26일 진상조사 결과 발표 자리에서 “현재 환불 및 멤버십 탈퇴 요구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고, 관련 부처와 협의를 통해 제도 개선과 시스템 보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 본사와도 수일 내에 개선안 관련 공식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답했다.

◆ 실적 회복 흐름 속 흔들린 투자심리, 이마트 주가도 출렁

특히 이번 사태는 정 회장이 최근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그룹 체질 개선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더 크다. 정 회장은 총 사업비 1조3천억 원을 투입해 기존과 차별화한 복합 라이프스타일 공간인 스타필드 광주 개발을 추진하는 등 대형 투자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구축, 유통 채널의 공간 혁신, 현장 중심 경영 강화 등을 축으로 그룹 쇄신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최근 실적 개선 흐름과 맞물리며 시장의 기대감을 높여왔다. 실제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1234억원, 영업이익 1783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증권업계에서는 내수 침체 장기화 속에서도 수익성 개선 흐름이 확인되면서 “실적 바닥을 통과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영업환경이 우호적이라고 볼 수 없음에도 할인점 성장과 수익성 회복이 동시에 나타났고, 1회성 비용 발생과 신세계푸드 이익 감소에도 전체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며 “경쟁사인 홈플러스의 영업망 축소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성장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3년 뒤가 더욱 주목된다”고 바라봤다.

다만 스타벅스 논란이 정치·사회적 이슈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회복 기대감에도 다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 여론 악화가 투자심리와 계열사 사업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실제 주가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마트 주가는 논란 이전인 5월15일까지 10만 원대를 유지했지만, 스타벅스 관련 논란이 본격 확산된 이후 18일에는 9만 원대로 내려앉았고, 20일에는 종가 기준 8만 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현재는 다시 9만 원대 초반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불과 며칠 사이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관측된다. 스타벅스 브랜드 리스크가 소비자 여론 악화와 맞물리며 그룹 전반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26일 이번 사안의 진상조사 발표 자리에서 “스타벅스는 최근 굉장히 많은 매출 감소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그 부분보다는 어떻게든 이번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의 치유가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 주주가치 방어 나선 이마트, 대응시점 아쉬움 지적도

논란이 커지자 이마트는 시장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가와 주주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들을 선제적으로 조정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마트는 그동안 교환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는 불만이 주주들 사이에서 제기돼 온 신세계푸드 주식 매수가격을 30%가량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푸드 주식 매수가격은 기존 4만 원대에서 6만 원대로 높아졌다.

이마트는 이번 조정에 대해 “신세계푸드 주주간담회 이후 일반 주주를 배려하기 위한 방안을 추가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정 내용보다는 대응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결정이 스타벅스 5·18 행사 논란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던 시점과 맞물리면서 해석이 복잡해지고 있다. 브랜드 리스크로 투자심리가 흔들리고 이마트 주가 변동성까지 확대된 상황에서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이번 대응이 단순한 주주 배려를 넘어 추가적 주주 반발이나 지배구조 논란 확산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7일 2차 주주간담회를 열고 이마트와 신세계푸드의 포괄적 주식교환 결정 관련 주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당시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교환 구조와 가치 산정 방식에 대해 반발이 이어졌고, 행동주의 투자자 밸류파트너스가 제기한 “교환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다”는 주장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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