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칸 국제영화제 수상 목록에서 한국 작품은 호명되지 못했다. 나홍진 감독이 신작 '호프'로 한국 영화로는 4년 만에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기대를 받았으나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황금종려상의 영예는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피오르드'가 안았다.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은 시상식에서 피오르드에 대해 "다양성의 이해와 존중을 매우 구체적이고 예술적으로 다룬 작품"이라고 평했다.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은 올해 황금종려상의 영예가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피오르드'에 돌아갔다고 발표했다. 23일(현지시각) 시상 후 문주 감독(왼쪽)과 기념촬영하는 박 감독의 모습. ⓒ연합뉴스
24일 영화계 취재를 종합하면, 23일(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9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루마니아 국적의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피오르드'가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피오르드는 노르웨이 피오르 마을에 정착한 루마니아계 가족이 아동학대 의혹에 휘말리며 겪는 갈등을 그린 드라마다.
문주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이 영화는 관용, 포용, 공감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이는 모두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훌륭한 가치들로, 더 자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로써 생애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그는 2007년 제60회 칸영화제에서도 작품 '4개월, 3주, 그리고 2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바 있다.
박 감독은 칸영화제 폐막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쩔 수가 없었다. '피오르드'는 황금종려상감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솔직히 황금종려상을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 않았다"며 "왜냐하면 내가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상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는 무관에 그쳤다.
호프는 '곡성' 이후 나 감독이 10년 만에 선보인 SF 스릴러 액션이다.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항구마을 호포항에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믿기 어려운 현실이 펼쳐지는 내용이다.
한국 영화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작비를 들인 것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이 주연을 맡고 할리우드 배우 테일러 러셀, 마이클 패스벤더 등도 모션 캡처 연기로 출연한다.
호프는 수상 역사를 쓰지는 못했지만 칸 영화 마켓에서 '완판'을 기록해 전 세계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200개국에 선판매되며 한국 영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박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의 판매액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칸영화제는 박 감독이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해 경쟁부문 심사를 이끌었다. 미국 배우 데미 무어와 스웨덴 배우 스텔란 스카스가드, 중국 감독 클로이 자오, 벨기에 감독 라우라 완델 등 9명이 경쟁부문 진출작 22편을 심사했다.
황금종려상 외에도 다양한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대상은 러시아 출신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미노타우르'가 받았다. 감독상은 폴란드 출신 파베우 파블리코프스키 감독과 스페인의 듀오 로스 하비스(하비에르 칼보·하비에르 암브로시)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상은 독일 감독인 발레스카 그리제바흐의 '더 드림드 어드벤처'가 가져갔다. 각본상은 벨기에 에마뉘엘 마레 감독의 '노트르 살뤼'가 받았다.
남우주연상은 영화 '카워드'의 두 주연 배우 에마뉘엘 마키아, 발랑탱 캉파뉴가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은 '올 오브 어 서든'의 두 주연 배우 오카모토 타오, 비르지니 에피라가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