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체'가 입소문을 타며 현재 예매율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작품의 장단점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관객들 사이 호불호가 엇갈리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연상호 감독과 영화 '군체' 포스터. AI로 제작한 이미지.
2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보면 지난 21일 개봉한 연상호 감독의 '군체'는 개봉 5일째인 25일 하루 동안 51만701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 수 201만8644명을 기록했다. 올해 흥행작으로 꼽히는 '왕과 사는 남자', '살목지', '프로젝트 헤일메리' 등을 제치고 2026년 개봉작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연 감독은 같은 좀비 장르 영화인 '부산행'과 '반도'에 이어 다시 한 번 좀비 장르로 돌아왔다. 이번 작품은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에서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단순한 좀비물이 아니라 '진화하는 군체'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존 장르 문법에 변주를 시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영화 속 '군체' 장면. ⓒ쇼박스
흥행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화려한 멀티캐스팅이 자리하고 있다.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 등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대중적 관심을 끌어올렸고, 좀비물 특유의 폐쇄 공간이 주는 압박감과 속도감 있는 전개, 반복적으로 밀어붙이는 시각적 스펙터클은 오락 영화로서의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했다. 특히 감염자들을 단순한 '좀비'가 아닌 집단적으로 진화하는 색다른 존재로 묘사한 설정은 관객들에게 신선함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최근 극장가 분위기 역시 흥행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국내 영화인 '왕과 사는 남자'와 '살목지'뿐 아니라 해외 화제작 '프로젝트 헤일메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마이클' 등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침체됐던 영화 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완전한 회복 단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관객들이 극장으로 돌아올 만한 상업성과 화제성을 갖춘 작품들이 꾸준히 공급되면서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흥행 열기와 별개로, 연 감독 작품의 한계 역시 다시금 지적되고 있다. 인물 설정의 개연성이 부족하고, 흥미롭게 구축한 세계관에 비해 후반부 전개가 힘을 잃는다는 평가가 많이 나온다. 여기에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오락적 연출이 충돌하면서 몰입을 깨는 장면들이 반복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연상호 감독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강렬한 세계관 구축 능력에서는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장르영화 연출에서는 작품마다 완성도의 기복을 드러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 '염력'은 초능력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화려한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서사 완성도 논란 속에 총 99만111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흥행에 참패했다. 이어 '반도' 역시 2575개에 달하는 스크린 수로 독과점 논란까지 불거졌지만, 최종 관객 수는 381만587명에 머물렀다. 특히 부산행의 후속작이라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개연성과 서사 전개 면에서 혹평을 받기도 했다.
영화 전문 커뮤니티 '익스트림무비'에 게시된 '군체' 후기. ⓒ온라인 커뮤니티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군체' 역시 이전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강렬한 설정과 압도적인 비주얼, 속도감 있는 연출은 호평을 받고 있지만, 인물 서사의 밀도와 후반부 전개에서는 아쉬움을 남긴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영화의 장점과 단점을 둘러싼 관람 후기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압도적인 몰입감과 장르적 재미를 높게 평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허술한 서사와 개연성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결국 이번 연휴 흥행세가 일시적 화제성에 그칠지, 아니면 장기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입소문의 향방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