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이목을 끌고 있는 미중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의외의 장면’이 연출됐다. 놀랍게도 미중 확대정상회담장의 테이블에는 여성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1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 테이블에 마주했다. 공개된 대표단 사진이 온라인에서 논란을 불러왔다. 미국과 중국, 세계 2대 강국의 중대 외교협의 테이블이 모두 남성으로만 채워졌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날 회담 장면에 여성 참석자가 없었다는 점을 짚으며, 가부장적 권력을 드러낸 장면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기타 고피나스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능력주의의 종말을 그린 장면"이라며 "세계 2대 경제 대국 회담, 테이블에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좋아요 3만4천개, 댓글 1만1천개가 달리며 공감을 얻었다.
고피나스 교수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느새 개인의 역량보다 인맥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며 "전 세계에 뛰어난 여성들이 그렇게 많은데도 한 성별만으로 구성된 회의 테이블이 만들어진다는 건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할리마 카젬 스탠퍼드대학교 여성·젠더·섹슈얼리티 연구 프로그램 부학장 역시 비슷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회담 장면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중 정상회담과 비교했다. 당시 회담에는 중국 부총리 류옌둥을 비롯해 수전 라이스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 여성 인사들이 참석한 바 있다.
카젬 부학장은 "이제는 두 초강대국 모두 거대 권력 정치가 이뤄지는 공간에 여성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며 "세계 질서를 형성하는 데 있어 여성의 목소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양자 간의 신호"라고 해석했다.
특히 그는 "두 나라 모두 외교·안보 분야에 뛰어난 여성 인재들이 충분히 있다"며 "문제는 인재의 부족이 아니라 어떤 형태의 권위를 보여주고 싶었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회담이 보여준 권력의 이미지를 두고 "남성적이고 군사화되어 있으며 배타적인 권력"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2일간 베이징 방문 일정에 여성 참석자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둘째 며느리 라라 트럼프를 비롯해 씨티그룹 CEO 제인 프레이저, 메타 사장 디나 파월 매코믹 등이 일정에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