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인플루언서 양정원 관련 사건 무마 청탁 의혹과 버닝썬 사태 당시 제기된 유착 비리 의혹으로 논란을 빚었던 서울 강남경찰서가 수사과를 사실상 해체하는 수준의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선다.
서울 강남경찰서. ⓒ연합뉴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유착 의혹과 관련해 강남권 수사 부서의 경정·경감급을 대상으로 근무 기강 등을 포함한 내부 평가를 거쳐 순환 인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강남경찰서는 지난 8일 경찰 내부망에 ‘수사·형사과 보직 공모’를 올렸다. 모집 대상은 경감급 두 자릿수 규모로, 강남권 외 경찰서에서 수사 경력을 쌓은 인력을 충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지원 자격 역시 강남·서초·송파·방배·수서경찰서를 제외한 서울 시내 26개 경찰서 소속 경감으로 제한됐다.
서울경찰청은 이와 함께 강남경찰서 장기 근속자들을 비강남권 경찰서로 전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토 기준은 경정의 경우 강남·서초 등 강남권 근무 2년 이상, 경감은 강남서 근무 3년 이상이다. 이에 따라 팀장급 최소 11명이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규모 인사는 강남경찰서 소속 경감 A씨가 양정원의 남편 이모씨로부터 사건 무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추진됐다. 양정원은 2024년 7월 건강 관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로부터 사기 및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했으나, 경찰은 해당 사건을 불송치 처분했다. 이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씨가 평소 친분이 있던 경찰청 소속 경정 B씨를 통해 A경감에게 향응과 청탁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강남경찰서를 둘러싼 각종 비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에는 을지훈련 기간 유관 기관으로부터 통닭을 제공받은 강남경찰서 간부가 문책성 전보 조치를 받았고, 2014년에는 피의자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은 강남경찰서 출신 경찰관들이 구속됐다. 이어 2015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에는 법조 브로커 이동찬씨로부터 사건 무마 대가로 8900만 원을 받은 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과장 구모 경정이 구속되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2019년 버닝썬 게이트 당시 강남경찰서 일부 경찰관들과 클럽 측 간 부적절한 유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여론은 급격히 악화됐다. 당시 서울경찰청이 직접 수사 주체를 넘겨받는 초유의 조치까지 이뤄지면서 강남경찰서의 신뢰도는 크게 추락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대규모 인사가 반복돼 온 유착·비위 논란을 끊어내고 조직 쇄신에 나서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