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시장이 실무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소위 ‘고스펙’만으로 취업을 보장받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해외유학에 어학능력을 갖춘 인재들조차 방향을 잡지 못해 구직과정에서 좌절을 겪고 있다.
이현승 커리어케어 씨드림 본부장이 해외유학생과 고스펙자들이 취업시장에서 겪는 어려움의 이유와 해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커리어케어
치열하게 스펙을 쌓았지만 자신에게 맞는 취업문을 못 찾는 구조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취업전략 자체를 재설계하려고 전문가를 찾는 취업 준비생이 늘고 있다.
커리어케어의 씨드림(C•Dream)은 취업준비생과 직장초년생에게 커리어 전략을 자문을 한다. 이현승 씨드림 본부장을 만나 해외유학생을 비롯한 고스팩자들이 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지 그 원인과 해법을 들었다.
- 최근 기업들의 신입 채용에 어떤 변화가 있나. 현재 취업 준비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기업들의 채용 기준이 역량에서 기능과 경험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특정 직무에 지원하려면 관련 경험과 성과가 있어야 한다. 유학생들의 취업문도 좁아졌다. 해외취업이 어려워지면서 귀국하는 유학생이 늘어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졌다. 외국어능력이나 해외경험도 입사전형에서 큰 이점이 못 된다.
유학파가 외국어와 국제감각을 키웠지만 대기업은 그 스펙에 별 관심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대한민국 직업 색인에서 직능이 200개가 넘는데 취업 준비생들이 알고 있는 포지션 이름은 10개 남짓이라는 것이다. 취업문이 좁아진 것이 아니라 문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얘기다."
- 헤드헌팅에서 굵직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데, 취업준비생과 사회초년생 대상 커리어 컨설팅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
"직장 초년생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현재의 직무에서 회의감을 느끼면서도 과감히 커리어 전환을 결단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고스펙자는 '넌 왜 눈만 높냐'는 지적을 많이 받아서 현재 자리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쉽게 이직이나 전직을 결단하지 못했다.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직장초년생에게 커리어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커리어케어가 갖고 있는 산업과 기업의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들에게 적합한 길을 제시하면 더 좋은 인재로 거듭나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커리어 전략 자문은 어떤 과정과 방법으로 진행하나.
"우선 의뢰인의 이력서와 현재까지 지원했던 서류를 기반으로 상황을 점검한 뒤 인터뷰를 통해 준비상황을 파악한다. 이 과정이 커리어 전략자문의 핵심단계다. 지난 30여 년의 기업의 채용 데이터와 내부상황, 그리고 후보자의 희망사항을 연계해 평가하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어디에 지원하는 것이 좋을지 함께 파악하고 방법을 찾는다. 이 단계는 각 산업 분야의 전문 컨설턴트와 함께 한다."
- 흔히 취업 준비생들은 업계 선배나 교수에게 조언을 구하는데 이런 멘토링과 씨드림의 커리어 전략 자문은 어떻게 다른가.
"멘토링은 대학생들의 개인과외와 같다. 어떤 방식으로 공부하고 어떻게 문제를 푸는지에 대해 개인 경험을 기반으로 학생에게 조언한다. 반면 커리어 전략자문은 대형학원의 1타 강사와 유사하다. 방대한 입시 정보와 경험을 토대로 객관적인 현실 분석과 효율적인 진행 방법을 제시한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전략 수립과 실행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 진단 결과가 의뢰인의 희망사항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것 같다. 이럴 때 어떤 솔루션을 제시하나.
"지난 달 만난 의뢰인은 외국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영어와 베트남어 구사능력을 갖춘 20대 후반의 취업 준비생이었다. 하지만 그는 면접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살펴 보니 그는 K-뷰티산업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본인의 스펙에 적합한 직무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나이가 많아서 서류통과조차 쉽지 않은 상태였다.
나이를 고려하면 일단 경력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했다. 대신 추후 희망분야로 바꿔탈 수 있도록 제약으로 분야를 재설정했다. 인성검사를 통해 파악한 의뢰인의 업무성향을 고려해 RA(허가, Regulatory Affairs)로 직무도 바꾼 뒤 베트남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기업에 지원하도록 했다.
커리어 전략자문은 의뢰인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최적의 취업문을 찾아준다. 결코 눈높이를 낮추거나 희망을 포기하게 만드는 게 아니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궁극적으로 목표에 다다를 수 있는 길을 함께 찾는 것이다."
- 최근 AI가 진로상담과 직업추천에 활용되고 있다. 단순 데이터 분석 능력만 본다면 AI도 인간 못지않게 정확하다. 그럼에도 전문 컨설턴트가 필요한 이유는.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라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으면서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취업 준비생의 상당수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른다. ‘나는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영어가 필요한 직무이면서 복지가 좋은 기업에 가고 싶다’라고 인공지능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어떤 답을 받을 수 있을까? 전문 컨설턴트는 의뢰인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는 희망사항과 특장점을 파악하고 가장 현실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 씨드림의 목표는 무엇인가.
"고스펙 취업준비생들이 취업문을 못 넘는 것은 개인적 불행이자 사회적 낭비다. 씨드림은 자신과 잘 맞는 직업과 직장을 찾도록 시야를 열어주고 길을 제시하는 커리어 파트너가 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