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다주택자는 집을 팔 때 '최고 82.5%'에 달하는 양도 소득세를 내야 한다. 정부의 한시적 중과 유예 조치가 전날 종료되면서다.
시장에서는 높아진 세금 부담으로 아파트 거래 위축과 매물 감소, 가격 불안 등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정부는 이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과거와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며 시장 불안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10일 정부에 따르면 양도세 중과 유예조치가 끝나고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이날부터 시행된다.
이 제도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내 소재 주택을 양도할 때 기본세율 6∼45%에 중과세율을 더해 과세하는 제도다.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실효세율은 지방소득세 10%까지 적용했을 때 최고 82.5%에 달한다. 양도차익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3주택 이상 소유자는 양도세 부담이 기존보다 두 배 이상 커질 수 있다.
높아진 세금 부담 속에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매물이 줄어드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팔 사람은 이미 대부분 처분했고, 남은 다주택자들은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분석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6만5549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7만 건 아래로 내려간 것은 두 달여 만이다. 중과세 유예 종료 전 절세 목적의 처분 수요가 집중되면서 시장에 나올 물량이 상당 부분 소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거래 움직임도 늘었다. 지난달 서울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1만208건으로 전월(8673건)보다 17.7% 늘었다.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이후 월간 기준 최대치다.
일각에서는 다주택자 매물 감소가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을 처분하거나 신규 임대 공급을 줄이면서 민간 임대 물량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량은 지난 7일 기준 3만1095건으로 1월보다 30.1% 줄었다.
이러한 공급 감소 영향 속에 아파트 임대료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5월 첫째주의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달 넷째주보다 0.23% 상승했다. 이는 2019년 12월 넷째주 이래로 6년5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다만 국토부는 이번 양도세 중과 부활이 과거와 같은 ‘매물 잠김’ 현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제도 부활로 매물 잠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번 정부는 과거 정부와 다를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단순 시장 안정이 아닌 계층·지역 이동 장벽 해소를 위한 근본적 부동산 개혁에 나서고 있으며,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방식부터 다르다"고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지난 8일 경제·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중과세 적용 유예기간이 끝나는)9일 이후 매물 잠김 우려가 있지만,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로 투기적 매수가 원천 차단됐고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낮아지고 있다"며 "실거주 중심 거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