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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설탕 가격 담합을 주도한 제당업계에 대해 수천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하면서도, 조사 협조 등을 이유로 1천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감경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법령상 허용된 범위 내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위반 행위의 중대성에 비해 제재 수위가 완화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제당 3사가 모두 불복 소송에 나서면서 공정위는 대규모 과징금을 감경해주고도 법적 공방을 이어가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공정위 제당 3사 '설탕 담합 과징금' 최고 기준보다 1300억 넘게 낮춰 산정했다, 그러고도 불복 소송 부담도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월 정부세종청사에 위치한 공정위 기자실에서 3개 설탕 제조판매 사업자의 담합사건 심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공정위 사건 의결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제당 3사'의 부당 공동행위 사건에 대한 과징금 기준액이 회사별로 각각 20%씩 감경됐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약 346억 원, 삼양사는 326억 원, 대한제당은 319억 원이 각각 줄었으며, 총 감면 규모는 990억 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심사관 조사 단계부터 심리 종결 시까지 일관되게 행위 사실을 인정하고, 위법성 판단에 도움이 되는 자료 제출과 진술 등 조사에 적극 협력한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과징금 고시에 따르면 조사 단계 기여도와 심의 단계 협조 여부에 따라 각각 10% 이내에서 감경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에서는 두 항목 모두 최대 수준이 적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부과 기준율 역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 선택됐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을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하면서도 최대 20%까지 적용 가능한 기준율 대신 15%를 적용했다. 이로 인해 과징금 총액은 3960억 원 수준으로 결정됐다. 최고 기준율을 적용했을 경우 추산되는 5280억 원보다 1300억 원 이상 줄어든 규모다.

가중 처벌도 최소 수준에 그쳤다. 과거 계열사 주식 소유 금지 위반 전력이 있는 CJ제일제당의 경우 가중 사유가 인정됐지만, 공정위는 적용 가능한 범위인 10~20% 가운데 최저치인 10%만 반영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조카르텔조사과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과징금은 당초 부과 기준에서 법령상 가중·감경 사유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정된 것”이라 “이번 사건은 가장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하는 부과율이 적용된 사안이지만, 최고 수준인 20%가 아닌 15%를 적용한 것은 위반의 중대성과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비공개로 처리된 리니언시까지 반영될 경우 실제 기업들이 부담하는 과징금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설탕 사건의 경우 자진신고 1·2순위가 검찰과 공정위 간 다르게 판단된 측면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이를 두고 “조사 협력에 따른 감경과 리니언시 적용은 반드시 연동되는 개념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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