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부모가 대치동 최고의 초등 수학 학원으로 ‘생각하는황소’를 손꼽을 것이다. 대치동 하면 입시의 성지이고, 따라서 생각하는황소는 대치동에서 수학을 가장 잘 가르치는 학원이 아닐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 학원은 그런 기대를 여지없이 빗나간다. 생각하는황소는 다른 학원들처럼 수학 지식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이름 그대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AI 이미지 ⓒ AI
그렇다면 생각하는황소는 대체 어떻게 대치동 수학 학원의 아이콘이 되었을까? 또 대치동 학부모들은 어째서 생각하는황소에게 매력을 느끼게 됐을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수학이란 과목은 대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먼저 파고들어야 한다.
나는 지금도 초등학생부터 재수생까지 동시에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대한민국 수학 교육의 수직적 흐름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체감하고 있다는 뜻이다. 학생들이 어느 지점에서 막히는지, 어떤 문제 앞에서 무너지는지, 심지어 상위권 학생들마저 수포자가 되는 이유까지 나는 현장에서 분명하게 목격해왔다. 핵심은 수학이 다른 과목과 달리 운동과 비슷한 특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운동에서 피지컬이 중요하듯, 수학도 지능의 영향이 크다. 하워드 가드너는 다중지능이론을 통해 ‘논리-수학적 지능’이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사람마다 키의 성장 속도와 시기가 다르듯 지능의 발달도 그렇다는 데 있다. 최신 뇌과학에 따르면 감각·운동 영역을 담당하는 뇌는 비교적 일찍 성숙하는 반면, 추상적 사고와 논리적 추론을 담당하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은 뇌에서 가장 늦게 발달한다. 이 영역의 성숙은 25세 전후에야 완성된다.
그런데 한국의 교과과정은 초등학생 때 연산 위주로 학습하다가 중학교 1학년 과정에서 갑자기 소수, 소인수, 정수, 유리수, 문자, 방정식, 함수 같은 추상적인 개념들을 한꺼번에 쏟아붓는다. 이 시기 학생들이 해당 개념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직 관련 뇌 영역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고등학생만 되어도 어릴 때 어려워하던 개념을 훨씬 수월하게 이해한다.
그렇다면 고등학생들에게 수학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개념을 이해하는 지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생각하는 힘이 부족한 것이다. 유추하고, 거꾸로 풀고, 문제를 쉬운 형식으로 바꿔보고, 시각화하고, 규칙을 찾는 것. 문제 해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 ‘생각법’들을 제대로 훈련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풀이법과 공식을 암기하는 방식으로는 이런 생각 근육이 자라지 않는다. 나는 이를 ‘식(式)중독’이라고 진단한다. 학생들 대부분이 생각법의 부재를 유형 암기로 메운다. 서점에 유형 문제집이 범람하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바로 여기가 생각하는황소의 지향점이다. 생각하는 힘을 미리 키워주겠다는 것이다. 분수의 연산 정도만 알고 있어도 생각의 길을 강사들이 안내하겠다는 것이다. 이 학원의 강사들은 학생 자신의 생각이 없으면 질문도 받지 않는다. 옳은 생각만 생각이 아니다. 틀린 생각도 생각이다. 틀린 생각을 교정할 때 비로소 생각의 힘이 자란다. 이것이 생각하는황소가 대치동 학부모들에게 설득력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은 이유다. 성적을 올려주겠다고 약속하는 학원은 많다. 하지만 수학을 대하는 태도 자체를 바꿔주겠다는 학원은 드물다.
나는 생각하는황소의 방향성이 아주 옳다고 보고 동의한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생각하는황소의 방식을 아이들 모두가 보편적으로 따라갈 수 있을까? 인내심과 호기심이 충분하지 않은 아이에게 생각하는황소의 가르침은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보편적인 수학 교육은 어떠한 방식이어야 할까? 이에 관해 다음 칼럼에서 논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