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강 수상교통 활성화를 위해 '한강버스'에 대한 재정 지원을 확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강버스 사업이 흑자를 낼 때까지 세금을 붓겠다는 것이다.
2025년 7월 1일 한강버스 체험운항이 시작된 첫날 서울 광진구 뚝섬 선착장에서 한강버스가 잠실 방향으로 출발하고 있다(오른쪽).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2년 6월16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와 한강버스 운영사인 ㈜한강버스는 최근 ‘운영사업 업무협약’을 맺어 한강버스 사업에서 수익이 발생할 때까지 시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고 15일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이번 협약은 승조원 추가 배치와 선착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셔틀버스 운용을 서울시가 지원하는 방안을 뼈대로 한다.
서울시는 셔틀버스 운영비가 연간 6억3천 만원에 이를 것으로 바라봤다. 한국선원통계·선원복지센터에 따르면 어선·상선 승조원의 연봉은 대략 6천만 원 수준이다. 서울시는 한강버스가 흑자가 날 때까지 매년 이 같은 금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문제는 한강버스가 언제쯤 '지속 가능한 교통 모델'로 자립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서울시는 한강버스의 흑자 전환 시점을 첫 운항 후 2~3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팔당댐 방류나 한강 결빙 등 계절적 변수로 운항이 중단되는 기간이 반복적으로 발생해왔고, 이는 수익 구조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흑자 전환 시점은 서울시의 희망에 그칠 공산이 크다.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한계는 더욱 분명해진다. 영국 런던의 템즈강 리버버스는 2018년 기준 연간 1040만 명이 이용하는 ‘도심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역시 처음부터 성공한 것은 아니다. 1999년 단 1척, 1개 구간(그린랜드 피어~사보이 피어)으로 출발한 이후 당분간 정부 보조금에 의존했던 시기를 거쳤다. 하지만 템즈강 리버버스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로드맵 아래 노선과 선착장의 수를 단계적으로 늘려 런던 시민의 신뢰를 얻은 데 성공했다.
반면 한강버스는 아직 통합 교통체계의 일부로 기능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셔틀버스와 연계한다고 하지만, 지하철·버스와 한강버스간 유기적 통합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바쁜 출퇴근 시간에 ‘A 지하철역 → B 지하철역’ 대신 ‘A 지하철역 → 버스 → 선착장 → 배 → 버스 → B 지하철역’을 이용할 시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런던은 템즈강과 다른 교통수단에 사실상 붙어 있지만, 한강은 넓은 한강둔치를 끼고 있어 셔틀버스 이용에만 10분 이상 걸리기 십상이다.
셔틀버스가 주요 거점에서 선착장까지 15~30분 간격으로 운행될 예정인 만큼, 시간 효율성이 중요한 출퇴근 시간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현재 출퇴근 수요를 겨냥한 한강버스의 급행 노선이나 정차역 축소 같은 운영 전략조차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런 운행 구조 속 승조원 확충과 셔틀버스 지원이 이용자 ‘친숙도’를 높여 관광 상품화까지는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곧바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반면 리버버스는 워털루, 카나리 와프, 그리니치 등 주요 선착장이 인근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과 통상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높다. 한강과 템즈강은 기본적으로 강의 성격이 다르다.
그리고 안전성과 신뢰도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리버버스는 지하철 파업이나 도로 마비 상황에서 대체 교통수단으로 기능하며 존재 가치를 입증해왔다.
그러나 한강버스는 잦은 고장으로 논란이 많았다.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서울시·전문가 등이 참여한 민·관 합동 점검 결과에 따르면 120건(규제·안전 규정 위반 28건, 유지보수·정비·장비 관리 미흡 39건, 개선 권고 53건)에 달하는 보완 사항이 지적되며 시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 전기·배터리 등 핵심 동력 계통의 안정화는 물론, 수위 변화와 저수심 환경을 고려한 장기 운항 시나리오 구축도 시급하다.
한강버스가 보여주기식 교통수단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도시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교통망 통합, 수요 기반 노선 설계, 안전성 확보 등 구조적인 개선 없이 단순한 재정 투입만으로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돈을 투입하면 ‘언젠가 이용자가 늘 것’이라는 ‘기우제식’ 자금 투자가 아니라, 수요를 어떻게 창출하고 운영을 어떻게 안정화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로드맵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한강버스 사업이 자칫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