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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종가 기준 네이버의 12개월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은 15.66배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글로벌 IT 공룡들과의 비교는 말할 것도 없고 카카오와 비교해도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네이버 같은 '성장주'에 PER이란 시장이 그 기업의 성장성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네이버의 낮은 PER은, 시장이 네이버의 '성장'에 걸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새로운 성장의 축을 꺼내들었다. 그는 네이버의 '포털 기업' 이미지를 서서히 지우고 있다. 유럽과 미국 투자를 유치하고 네이버파이낸셜 상장 추진을 발표하면서, '아시아‧포털'에 머물렀던 성장 중심축을 '유럽‧핀테크'로 확장하는 모양새다. 

다년간의 주가 부진으로 '성장주'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는 지금, 네이버의 도전이 제2의 성장기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이버 덮친 포털의 한계, 성장의 한계 : 최수연 대표가 유럽·핀테크서 탈출구 모색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새로운 성장의 축을 꺼내들었다. 그는 네이버의 '포털 기업' 이미지를 서서히 지우고 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16일 네이버에 따르면 최근 추진하는 일련의 사업적 움직임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성장 기반을 글로벌로 확대하려는 기조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네이버는 전날 달러화와 유로화로 동시에 그린본드(녹색채권)를 발행해 약 11억 달러(약 1조6212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고 공시했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발행을 계기로 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투자자 기반을 확대하고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본드는 친환경 프로젝트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특수 목적의 채권을 뜻한다. 자금 사용처가 엄격하게 친환경 분야로 제한되기 때문에 관련 사업 목적을 뚜렷이 밝혀야 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다. 

때문에 IT업계에서는 이번 채권 발행의 직접적 목적이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그린본드는 목적이 '친환경'으로 뚜렷한 채권인 만큼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에 자금을 쓰게 될 것"이라며 "네이버는 지난해 스페인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을 인수하면서 유럽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대중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데이터센터 사업은 네이버의 대표적 친환경 사업으로 꼽힌다. 현재 네이버는 세종 데이터센터의 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자금 투입이 계속 발생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확장 공사는 2차, 3차에 걸쳐 진행돼 각각 2027년, 2029년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친환경 프로젝트로 추진되는 이유는 데이터센터 운영비의 절반 이상이 전력비용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태생부터 '전기 먹는 하마'일 수밖에 없는 데이터센터의 미래 경쟁력은 결국 전력 소비 구조를 친환경적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유럽은 전 세계에서 그린본드의 수요가 가장 높은 지역이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그린본드 발행이 가장 많은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 6개국이 전 세계 그린본드 최대 발행 상위 10개국에 포함된다. 유럽은 네이버가 데이터센터 확장을 위한 새로운 자금 조달처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높은 선택지였던 셈이다. 

최 대표가 도모하고 있는 또 다른 시장은 바로 '핀테크'다. 네이버는 기존부터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핀테크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지만, 최 대표는 이 사업의 규모를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까지 확장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네이버가 투자 기반을 유럽으로 확대하는 움직임이 최근 핀테크 강화 움직임과 맞물려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그린본드 발행 발표 당일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상장 추진을 공시하면서 핀테크를 네이버 사업의 중심축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 기업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포괄적 주식교환 및 합병을 발표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금융당국의 인허가 이슈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거래 종결 예정일도 6월30일에서 9월30일로 3개월 미뤄졌다. 

이를 두고 합병이 지연되거나 아예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네이버는 상장 추진 계획을 들고 나와 시장의 우려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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