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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영부인은 의회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공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프 US] 멜라니아 트럼프 엡스타인 생존자들 불러 공개 청문회해야 한다 : 엡스타인과 거리두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맨 왼쪽부터),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영부인,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엡스타인의 공범 기슬레인 맥스웰이 2000년 2월12일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 위치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Davidoff Studios

멜라니아 트럼프는 9일 언론을 통해 제프리 엡스타인과 거리를 두려고 시도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 피해자들이 의회 앞에서 선서하고 증언할 기회를 줘야 한다"며 "모든 여성은 원한다면 공개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하며 그 증언은 의회 기록으로 영구히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요구는 영부인으로서 매우 이례적 행보다. 백악관은 허프포스트US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으나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내가 연설에서 엡스타인을 언급할 것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엡스타인 문건의 투명한 전면 공개를 방해하려 한다는 이유로 당을 초월해 거센 비판에 직면해 왔다. 최근 경질된 팸 본디 전 미국 법무장관 체제 하에서 관련 문서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생존자들의 신원은 노출하면서 권력자들의 이름은 가리는 식으로 분할 공개되기도 했다. 

12명 이상의 엡스타인 생존자들은 9일 성명을 통해 "멜라니아는 이제 권력자들을 보호하는 정치적 상황 속에서 생존자들에게 그 짐을 떠넘기고 있다"며 "법무부·수사 당국·검찰·트럼프 행정부 모두 여전히 '엡스타인 문건 투명성 법'을 온전히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멜라니아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엡스타인의 피해자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에게 소개해준 사람을 두고 "수치스러운" 성범죄자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또 자신과 엡스타인을 연관 지으려는 내용들을 "가짜 조작 사진과 발언이다"며 규탄했다.

멜라니아는 "나를 두고 거짓말을 하는 자들은 윤리 의식, 겸손, 타인 존중이 결여돼 있다"며 "나는 그들의 무지함을 탓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 명예를 훼손하려는 악의적 시도를 거부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멜라니아는 자신과 엡스타인의 관계에 대한 주장을 철회해야 했던 언론사의 예로 데일리 비스트를 들었다. 하지만 그가 언급한 기사는 지난 2월에 보도된 것으로 굳이 이 시점에 그 이야기를 꺼내야 했던 이유는 의문이다.

그는 "나는 엡스타인이 피해자들을 학대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그 어떤 역할로도 연루된 적이 없다"며 "나는 그 사건의 관계자도 아니었고 엡스타인의 전용기에 탄 적도 없으며 엡스타인의 개인 섬을 방문한 적도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멜라니아는 엡스타인의 공범으로 현재 수감 중인 기슬레인 맥스웰과 최소 한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문제가 되는 2002년 10월의 이메일은 2월 미국 연방하원에 의해 대중에 공개됐다.

그 이메일에는 "친애하는 G에게! 잘 지내요? 뉴욕 매거진에 실린 JE 기사 잘 봤어요. 사진 속 당신 모습이 참 멋지네요"라고 적혀 있었다. 'G'는 기슬레인 맥스웰, 'JE'는 제프리 엡스타인의 이니셜로 추정된다.

이메일에는 이어서 "전 세계를 누비며 무척 바쁘게 지내는 거 알아요. 팜비치는 어땠나요? 저도 빨리 그곳에 가고 싶네요. 뉴욕에 돌아오면 전화 줘요. 즐거운 시간 보내길!"이라고 적혔었다.

기슬레인 맥스웰이 멜라니아에게 보낸 답장은 그를 '스위트 피(sweet pea)'라고 부르며 안부 문자에 감사해 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맥스웰은 "사실 계획이 또 바뀌어서 지금 뉴욕으로 돌아가는 중이다"며 "금요일에 또 떠나야 해서 아쉽게도 널 볼 시간은 없을 것 같아. 그래도 전화할게. 잘 지내"라고 답했다.

멜라니아는 맥스웰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두고 "가벼운 안부 인사 그 이상으로 해석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멜라니아는 자신이 엡스타인과 친구 사이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면서 "맥스웰의 이메일에 예의상 답장한 것일 뿐이고 그저 안부를 묻는 것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로 칸나 하원의원(민주당)과 함께 엡스타인 문건 관련 진상 규명과 정의 실현을 강력히 추진해 온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공화당)은 9일 생존자들에게 의회 증언을 요청하는 역할은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직무대해의 몫이라고 말했다.

매시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칸나 의원과 나는 이미 용감한 생존자들이 의회에서 자신들의 끔찍한 경험을 증언할 기회를 마련해줬다"며 "팸 본디 법무장관은 이들의 존재조차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본디 전 법무장관은 엡스타인 문건 공개를 방해한 백악관의 역할과 관련해 14일 하원 감독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같은 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가르시아 하원의원은 민주당 역시 생존자 중심으로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아이디어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생존자들은 9일 성명에서 "우리는 이미 공개적으로 나서서 피해를 신고하고 증언하는 등 엄청난 용기를 보여줬다"며 "우리에게 무언가를 더 요구하는 것은 정의 구현이 아니라 책임 전가다"고 반발했다.

그들은 "생존자들은 할 일을 다 했다"며 "이제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들의 의무를 다할 때다"고 강조했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전주원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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