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HDC의 계열사 지원을 '시장질서 저해'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를 두고 HDC는 '지역경제 상생'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공정위는 HDC가 계열회사 HDC아이파크몰(아이파크몰)에 사실상 무이자로 자금을 대여해 온 정황을 포착해 과징금 171억3천만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조치할 것이라고 8일 밝혔다.
이순미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HDC의 부당지원행위 제재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위에 따르면 HDC는 아이파크몰에 2006년부터 2023년까지 17년 이상 360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불공정하게 지원해왔다.
HDC는 '운영관리 위임계약'을 명목으로 계열사 아이파크몰을 부당하게 지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HDC는 아이파크몰의 일부 매장을 임차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 360억 원을 제공했다. 그러면서 HDC는 아이파크몰 매장의 운영 및 관리 권한을 아이파크몰에 위임하고 위임료와 사용 수익을 받는 '운영관리 위임계약'을 따로 체결했으며, 임대료·관리비를 위임료와 상계했다
이 계약에 따라 아이파크몰이 HDC에 지급한 금액이 연평균 1억5백만 원에 그쳤는데, 이는 이자율로 환산하면 연평균 0.3%에 불과해 사실상 저금리 대여 효과가 났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국세청 또한 2018년 이 계약에 대해 '우회적 자금대여'라고 판단해 과세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순미 공정위 상임위원은 "이 사건은 임대차 거래로 위장한 우회적 자금대여 행위를 제재한 사례"라며 "그룹 내 우량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부실 계열사를 지원함으로써 시장 경쟁을 제한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훼손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HDC 법인은 고발하기로 했지만 총수인 정몽규 HDC 회장 개인을 고발하지는 않기로 했다.
이 위원은 "의사결정 과정에 정몽규 개인이 관여한 부분을 발견할 수 없어서 고발하지는 않았다"며 "만약 검찰에서 고발 요청이 들어오면 고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파크몰은 2004년부터 운영을 시작했으나 당시 열악한 상권 환경으로 인해 심각한 재무적 위기에 놓였다.
2005년 아이파크몰은 미수금액과 미지급 공사대금이 각각 404억 원, 962억 원에 달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도달했다. 영업손실 61억 원, 당기순순실 215억 원을 기록했다.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은 360억 원이었으나 아이파크몰이 이를 자체 조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HDC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당시 공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던 상가 수분양자들의 생존과 상생을 위해 그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임대차계약 및 운영관리위임계약’을 체결했다"며 "소상공인을 구제하고자 한 행위가 부당하다는 결정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