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철강 계열사 포스코의 협력사 직원 7천여 명을 직고용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에서는 2011년부터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다수의 회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진행해왔다. 포스코가 불법파견을 멈추고 근로자 지위를 인정해 고용의사를 표시해야 한다는 취지의 다툼이 사실상 15년째 이어진 셈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홀딩스
노동조합법 2·3조를 개정한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과 하청 사이 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장 회장은 협력사 노동자들의 직고용을 통해 리스크도 줄이며 '상생협력'의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는 8일 포항·광양 제철소 생산현장에서 원·하청 관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조업을 지원하는 협력사 직원들을 직접 고용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포스코는 지금까지 직영과 협력사가 함께 일하는 원·하청 구조로 운영돼 왔다. 제철공정 특성상 대규모 설비가 24시간 가동되고 작업 사이 직무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조업과 직접 연관된 지원업무를 수행하는 협력사 현장 직원 7천여 명을 순차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이번 조치가 '위험의 외주화' 근절을 통한 안전관리 혁신의 차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8월 내놓은 '다단계 하청구조를 포함한 하도급 문제의 근본적 개선' 방침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앞서 장 회장은 협력사 노동자의 직고용 문제를 조만간 해결할 것이라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장 회장은 3월24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장기 소송으로 이어지면 모두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방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장 회장의 결정은 지난달 10일 노란봉투법 시행 뒤 하청 노조가 원청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게 되면서 이에 따른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포스코는 지난달 10일 하청 노조들이 단체교섭 요구에 나서자 곧바로 응답하기도 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뒤 대기업이 협력사 근로자를 대규모 직고용하기로 한 것은 포스코의 사례가 처음이기도 하다.
포스코는 앞으로 직고용된 직원들이 근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직무역량 향상 교육을 제공하고 조직문화에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사후 프로그램도 지속해서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포스코 협력사 상생협의회는 "포스코의 대승적 결정을 환영하고 장기간 소송에 따른 내부 갈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포스코의 일원으로 자긍심을 지니고 안전한 일터 만들기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과 광양 지역사회에 양질의 일자리가 확대됨에 따라 젊은 인재들의 지역 정착이 늘어나 소상공인을 포함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산업현장의 안전체계를 혁신하고 상생의 노사 모델을 바탕으로 미래 철강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