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9년 만의 국빈방중 계기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재계 차원의 경제협력 방안을 도모했던 구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LG그룹의 사업 확장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
구 회장은 지난달 말 미국의 LG에너지솔루션 자회사 버테크를 방문해 에너지 인프라 분야를 살폈다. 이어 인공지능(AI) 혁신의 최전선으로 평가받는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글로벌 기업 경영진과 산업 전반에 관해 논의하고 협업 가능성을 찾는 한편 스타트업 투자에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7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2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분야 선두주자인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와 로봇 지능개발기업 스킬드AI의 디팍 파탁 및 아비나프 굽타 공동창업자를 차례로 만났다.
이번 회동은 향후 LG의 AI 사업화 방향과 피지컬 AI 분야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 성과창출에 집중하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팔란티어는 기업 운영체계의 인공지능 전환(AX), 스킬드AI 는 피지컬 AI 시장에서 독보적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우선 구 회장은 카프 CEO 등을 포함한 팔란티어 주요 경영진과 온톨로지 및 AI 기반의 의사결정체계, 이를 통한 주요 혁신사례에 관해 논의했다. 온톨로지는 기업 내 분산되고 파편화한 데이터를 통합하는 수준을 넘어 유기적으로 연결해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구 회장은 팔란티어가 그동안 세계 주요 기업들과 협력하며 보인 성과에 관심을 보이며 벤치마킹 요소와 협업 가능성을 모색했다. 또 LG의 실행력을 더 높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구상했다.
이어 구 회장은 파탁·굽타 공동창업자를 만나 스킬드AI의 지능을 장착한 휴머노이드 로봇 시연에 참관하고 피지컬 AI 생태계가 실제 산업 현장에 미칠 파급력 등을 논의했다.
LG는 스킬드AI가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파운데이션 모델(RFM)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킬드AI는 소프트뱅크, 엔비디아 등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LGCNS가 국내 기업 최초로 스킬드AI와 전략적 협력 계약을 맺었고 LG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구 회장은 이어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찾아 미래 투자전략도 직접 점검했다.
LG그룹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주요 계열사 7곳이 출자해 조성한 8억9천만 달러(약 1조34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캐나다, 이스라엘 등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 90여 곳에 4억2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올해 들어서는 구체적 엑시트(투자금 회수) 성과도 거뒀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2019년 1500만 달러(약 225억 원)에 사들였던 미국 항암치료제 개발기업 아셀렉스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7년 만에 7배에 가까운 1억1천만 달러(약 1660억 원)을 회수한 것이다.
구 회장은 김동수 LG테크놀로지벤처스 대표이사 등 경영진에게 "AI 패러다임 전환 속 선제적 투자로 그룹 미래 포트폴리오의 한 축을 만들 수 있는 전진기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