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가 이재명 대통령을 이 사건에 얽어 넣기 위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회유·압박했다는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은 박 검사와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서민석 변호사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박 검사는 ‘녹취록 짜깁기’로 오해가 불거졌다며 회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31일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압박, 회유했다는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CBS라디오 뉴스쇼 유튜브 갈무리
그러나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박 검사와 서 변호사가 나눈 대화 내용을 삭제하지 않은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박 검사가 일반적 법률 설명을 넘어 이 전 부지사 측을 압박해 이 대통령을 사건의 주범으로 만드려 했다고 반박했다.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는 31일 오전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이화영 전 부지사가) 이재명 지사만 주범이고 자기는 실행을 용이하게 도와줬던 종범밖에 안 된다는 주장을 했기 때문에 그렇다면 그 주장을 해서 선처를 받기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조건이 필요하다라는 걸 설명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가)특정단어만 나오게 돼 오해를 불러일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전용기, 김동아 민주당 의원과 서민석 변호사는 29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2023년 6월 박 검사와 서 변호사가 나눈 통화 내용이 담긴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박 검사는 당시 통화에서 서 변호사에게 이재명 대통령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완전한 주범이 되는 진술을 해야만 이화영 전 부지사의 편의를 봐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박 검사는 녹취록에서 서 변호사에서 “실제로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화영)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가 있고 그 다음에 공익제보자니 이런것들도 저희가 다 해볼수가 있다”며 “그 다음에 (이화영씨가) 보석으로 나가는 거라든지 추가영장을 안 한다든지 이런게 다 가능해지는건데 지금 상태에서는 이도 저도 아닌 게 되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검사는 서 변호사 측에서 이 전 부지사를 종범으로 하자는 변론이 나왔고 수사검사로서 이에 대응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박 검사는 라디오 방송에서 “그쪽(이화영 전 부지사)에서 제안한 어떤 변론 방향에 대해서 (검사로서) 제안을 한 것인데 저희가 그것에 대해서 설명하고 응대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며 “저희가 먼저 자백을 하면 이걸 해 주겠다. 이걸 해주면 이걸 해 주겠다. 이런 식의 얘기들은 그 과정에서 나온 말들이고 자백에 대한 선처의 방법으로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검사 회유 의혹 추가 녹취 공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앞뒤가 삭제되지 않은 녹취를 추가로 공개하며 박 검사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전 의원이 추가로 공개한 녹취는 2023년 5월15일 이뤄진 박 검사와 서 변호사의 통화 내용이다. 당시 박 검사는 서 변호사에게 “제가 지금 해 주십사 하는 것은 진짜 어려운 부탁인데 내일...이(화영) 부지사를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되겠냐”라며 “(이 전 지사가 진술을) 부인했을 경우에는 오히려 진짜 (구형) 10년에서 시작하는 거 아닌가요? 그러니까 대안을 제시해야 되지 않겠나. 방조까지 해서 2년6개월로 간다 하더라도”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 검사가 서 변호사에게 요청한 내용은 결코 일반적인 형태로 볼 수 없으며 진술 유도와 압박이 결합된 ‘회유’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박 검사는 서 변호사에게 '한 번만 봐달라'라는 표현으로 피고인과 변호인의 접촉을 지속적으로 요청한다”며 “이는 단순한 일정 조율이 아니라 이미 형성된 조건이나 방향을 피고인에게 전달하고 설득해달라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이어 “녹취에는 ‘부인할 경우 10년’이란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것이 단순한 법률 설명인가”라며 “구형은 검찰만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으로 피의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선택에 따른 불이익을 명확히 제시하는 압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