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친(親)이란 무장정파인 후티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 참전하면서 중동 위기가 한층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미국 국방부가 이란을 상대로 몇 주 동안 이어질 지상작전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정파인 후티 지지자들의 집회 모습. ⓒ연합뉴스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후티는 28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후티가 중동전쟁에 직접 나선 것은 2월28일 미국·이스라엘 전쟁이 발생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것처럼 후티가 홍해의 좁은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상선에 무차별 공격을 가한다면 국제 원유시장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10%가 통과하는 핵심 경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28일(현지시각) 익명의 당국자들 말을 인용해 미국 국방부가 비밀리에 특수작전부대와 정규 보병 부대가 혼합된 형태의 기습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최근 해병대와 공수부대 등 약 7천 명 가량의 지상전 병력을 이란 앞으로 집결시키고 있다.
WP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란의 주요 석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이나 호르무즈 해협 인근 무기 제거 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당국자들은 “이번 대이란 지상 작전이 이뤄져도 전면 침공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칠 것”이라며 “그 대신 특수부대와 일반 보병이 혼합된 형태의 기습 작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전면전’이 아닌 ‘기습작전’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미군 측 사상자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미군은 지난 2월말 이란과의 전쟁 이후 13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미국 당국자는 WP에 미군의 이란 지상작전 계획은 ‘워 게임’(모의훈련)을 통해 계획돼 왔으며 즉흥적 대응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의 이란 기습 작전이 펼쳐질 기간에 관해 한 관계자는 WP에 “수개월이 아닌 수주”라고 언급했으나 다른 관계자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31 해병원정대의 훈련 모습. ⓒ연합뉴스
캐롤라잇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검토 중인 시나리오일 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침공을 결정한 게 아니라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WP에 “국방부의 임무는 군 통수권자(대통령)에게 최대한의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발전소를 향한 공격을 중지하고 4월6일가지 이란과 협상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기습을 통한 이란 침공 작전을 검토하는 것은 전략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압박용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협상이 결렬될 경우 지상전 돌입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27일(현지시각) 엑스(X·옛 트위터)에서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LHA 7)에 탑승한 미 해군과 해병대 병력이 중부사령부 관할 구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트리폴리함은 약 3500명의 해군·해병대로 구성된 상륙준비단과 31 해병원정대의 기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