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고문을 자행한 국가폭력 범죄자들에게 수여된 서훈이나 포상을 박탈하는 게 당연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경찰이 과거 독재정권 아래 고문과 간첩 조작 등의 공로로 포상을 받은 수사 관계자들의 서훈을 취소하기 위한 전수조사에 나선 가운데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박처원 전 치안감(왼쪽)과 고문기술자 이근안씨.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엑스(X·옛 트위터)에 ‘남영동 절규어린 '금빛 훈장' 박탈되나…경찰, 7만개 전수조사’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한 뒤 “사법살인 같은 최악의 국가폭력 범죄자에게 준 훈·포장 박탈은 만시지탄이나 당연한 조치”라며 “국가폭력범죄의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소멸시효 배제법도 꼭 추진하겠다”고 적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이달 초부터 1945년 경찰청 창설 이래 경찰관들에게 수여된 정부 포상 및 대통령·국무총리 표창 7만여 개의 공적 사유를 파악하고 있다. 군부독재 정권 시절 부당한 국가공권력을 행사한 일을 공로로 인정받아 수여된 포상 등을 취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상훈법 제8조는 서훈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진 경우 서훈을 취소하고, 훈장 또는 포장과 이와 관련해 수여한 물건 및 금전을 환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대한민국 상훈기록 정보공개 홈페이지에 따르면 남영동 대공분실의 책임자로 영화 1987의 모태가 된 고(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박처원 전 치안감은 1952년 내무부 치안본부순경 시절 받은 무공포장 등 상훈 기록에 공개된 포상만 무려 13개에 이른다.
박 전 치암감은 1947년부터 경찰로 재직하며 공안사건을 전담한 ‘대공 경찰’의 대부로 평가된다. 그는 전두환 정권 시절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에 관한 브리핑을 하면서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라는 희대의 궤변을 남긴 인물이기도 하다.
박 전 치안감이 받은 포상 목록을 보면 국무총리 표창 2개, 광복장, 녹조 근정훈장, 홍조근정훈장 등도 포함돼 있다. 보국훈장 수훈자는 국가유공자로 분류돼 교육 지원과 취업 가점 등 여러 혜택을 받는다.
고문기술자로 악명을 떨치다 지난 25일 사망한 이근안씨도 16개 안팎의 상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피살된 10·26 사건 수사업무에 기여한 공로로 1980년 10월7일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던 사실이 아직도 기록에 남아있다.
이 대통령은 “오늘(29일) 최악의 국가폭력 사건인 제주 4.3 참배를 간다”며 “영문도 모른 채 이유 없이 죽창에 찔리고 카빈총에 맞고 생매장당해 죽은 원혼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