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3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유승민 전 의원을 출마시키기 위해 설득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대표적인 ‘중도 보수’ 성향의 인물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조광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7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유승민 전 의원(사진)을 경기지사 후보로 출마시키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승민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로 추미애 의원이 될 것이란 판단 아래 ‘경제 전문가’인 유 전 의원을 등판시켜 승리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그러나 장 대표가 여전히 ‘절윤’(윤석열과 절연)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친윤’(친윤석열) 세력으로부터 ‘배신자’라 비판받는 유 전 의원을 경기지사 선거에 등판시키려 하는 움직임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황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광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7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경기지사 후보로) 모시기 위해 여러 다양한 채널의 노력들이 있었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장동혁 대표도 유 전 의원과 직·간접적 의견 교환이 있었던 걸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조 최고위원은 이어 “제가 정확하게 확인 못 했지만 아직까지는 유승민 전 의원이 명확하게 '경기지사에 관심 있다'라는 표현까진 안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월 MBN 시사스페셜에 출연해 지방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 아직까지 설득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양향자 전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의원이 경기지사 후보 공천을 신청했으나 본선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경기지사 공천 신청을 추가로 접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유 전 의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26일 페이스북에 “경기에서는 대한민국 경제를 설계해 본 인물의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이름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국민은 알고 있다”고 적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유 전 의원을 지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 지도부의 설득에 응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진단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 왔고 12·3 내란에 대해서도 확실히 선을 그어 왔는데 장동혁 지도부의 노선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마하는 게 가능하냐는 것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뉴스외전에서 “당이 경기도에 이런 분(유 전 의원)을 모시기엔 준비가 안 돼있다”며 “107명 의원 명의로 결의문을 냈는데도 당이 바뀌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외연확장과 중도확장을 하려면 당 지도부가 먼저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유 전 의원은 출마하시지 못할 것이다”라며 “당 지도부가 바뀌는 거 없이 후보한테 모든걸 맡겨서 당신들 역량으로 선거를 치르라고 하는 판인데 어느 후보가 그 짐을 짊어질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지금까지는 배신자라고 하면서 비판했던 사람들이 갑자기 본인들이 힘들다고 도와달라고 얘기하는 부분에 대해서 유 전 의원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쾌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