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 비판을 하며 혐관(혐오관계)이었던 정치 유튜버 헬마우스와 진중권 교수가 가짜 뉴스 검증을 하다 갑자기 원팀이 됐다.
진중권과 헬마우스는 정치·사회 이슈를 두고 공개적으로 비판을 주고받아온 사이다. 논쟁과 충돌이 잦은 '혐관'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정치 유튜버 헬마우스(왼쪽), 진중권 교수 wavve 웨이브 유튜브 채널
27일 오전 11시 웨이브 오리지널 ‘베팅 온 팩트’가 처음 공개됐다. 이 프로그램은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출연자 8인이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생활하며 뉴스의 진위를 가리는 ‘팩트 감별 서바이벌’ 게임을 담고 있다.
코미디언 장동민, 이용진, 진중권, 방송인 정영진, 가수 겸 배우 예원, 헬마우스,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박성민, 전 국민의힘 대변인 강전애 등 8명이 플레이어로 참여한다.
이날 첫날 방송에서 먼저 헬마우스는 진중권에게 포문을 열었다.
저는 굉장히 꼴통 보수 쪽에 가셨다고 생각한다. 편을 좀 세게 든다.
진영 대변하는 논리에 좀 많이 갇히고 헛소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이러면 비평가로선 다 된 것 아닌가...
정치 유튜버 헬마우스가 진중권 교수를 평가하고 있다. ⓒwavve 웨이브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는 유튜브 방송에서도 "진중권의 시대가 끝난 이유는 본인이 뒤처졌기 때문이다", "옛날처럼 그냥 하던 대로 대충대충 해서 장사할 수 있는 시절은 끝났다"고 비판해왔다. 헬마우스는 "왜 그렇게 되셨냐고 물어보고 싶기는 했다. 그렇게까지 궁하진 않으시잖아요?"라고 말했고, 이를 듣던 진중권의 얼굴은 점점 굳어졌다.
정치 유튜버 헬마우스의 비판을 들은 진중권 교수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있다. ⓒwavve 웨이브 유튜브 채널
진중권은 미학을 전공한 교수 출신으로, 방송과 칼럼, SNS 등을 통해 정치·사회 이슈를 직설적으로 비평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인물이다.
진중권은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돈을 벌려면 어느 한쪽을 빨아주면 된다. 그런데 그건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
이 나이에 돈 벌어서 어디다 쓰겠나. 저는 거기(돈)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런 오해가 있을 때는 억울하다.
그런데 어쩔 수 없다. 제 모토가 뭐냐면 '대중의 오해를 허용한다'
두 사람은 이후 팀을 이뤄 첫 번째 라운드 '팩트 전쟁'에 나섰다. 제한 시간은 10분. 검증 대상은 "'남성만 범죄 이력 제출'...지자체 미혼남녀 행사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한 지자체가 주최한 미혼 남녀 만남 행사에서 남성에게만 과거 범죄경력증명서 제출을 요구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웨이브에서 27일 공개된 '베팅 온 팩트' 1라운드 팩트 전쟁에서 제시된 뉴스. ⓒwavve 웨이브 유튜브 채널
진중권은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더라면 난리가 났을것"이라며 "펨코라든지"라고 언급했다. 이에 헬마우스도 이에 적극 동의했다. 펨코는 상대적으로 남성 이용자가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를 말한다.
진중권 교수가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를 언급했다 ⓒwavve 웨이브 유튜브 채널
정치 유튜버 헬마우스와 진중권 교수가 대화하고 있다. ⓒwavve 웨이브 유튜브 채널
진중권이 "손가락 모양 가지고도 그 난리를 치는 사람들인데, 이건 얼마나 맛있겠냐"고 하자, 헬마우스는 웃음을 터뜨리며 "개 맛있죠"라고 맞받았다. 여기서 말한 손가락 모양은 이른바 '집게 손가락 논란'을 가리킨다. 이 논란은 일부 커뮤니티가 해당 손동작을 남성 혐오 또는 페미니즘의 상징으로 문제 삼으면서 시작됐고, 이후 기업들이 잇따라 사과에 나서며 페미니즘 사상 검증 논란으로 확산됐다.
진중권은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했다'는 것에 특정 커뮤니티의 반응이 크게 나왔을 것이라고 가짜뉴스로 판단했다.
헬마우스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논란이 됐다면 우리가 모르고 지나갈 이슈는 아니다"라며 해당 기사를 가짜뉴스로 판단했다. 이 기사는 실제 가짜였다.
결국 평소 으러렁대던 두 사람이 가짜뉴스를 척결하는 데 맞손을 잡은 셈이다. 해당 프로그램의 핵심 콘셉트가 성공하는 장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