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제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핵심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둘러싸고 목표와 현재 실적 간 격차에 대한 시장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는 ROE 7% 달성을 목표로 세우고 있지만 최근 수치가 1%대까지 하락하면서 수익성 개선 과제가 한층 부각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 신세계는 재무 전문가를 이사회에 배치하고 면세사업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면세사업 부진이 ROE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구조조정 효과와 업황 회복이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앞으로의 기업가치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면세점이 지난 3월1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부에 까르띠에 부티크를 새단장해 문을 열었다. ⓒ신세계면세점
23일 신세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우정섭 지원본부장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내부 출신 재무 전문가를 이사회 전면에 배치해 수익성 중심 경영기조를 보다 구체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우 전무는 회계팀을 시작으로 전략실 재무팀장과 재무본부장 등을 거친 인물로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앞으로 이사회에서 투자 효율성과 현금 창출력 관리, 수익성 개선 전략을 총괄하며 재무 전략을 구체화하는 역할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ROE 개선이 우 전무의 이사회 참여 뒤 주요 숙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는 2027년까지 ROE 7%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지만 현재 수익성 지표의 흐름은 목표와 거리가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 ROE는 2022년 10.3%에서 2023년 5.4%, 2024년 2.5%를 거쳐 지난해에는 1% 수준까지 떨어졌다. ROE는 기업이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이익(순이익)을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이러한 ROE 하락의 배경에는 순이익 감소가 자리하고 있다. 자본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신세계 순이익은 2022년 5476억 원에서 2023년 3120억 원, 2024년 1866억 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646억 원 수준까지 줄었다.
이를 놓고 신세계는 비경상적 요인의 영향이 컸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면세점 철수에 따른 위약금을 비롯한 손상차손이 기타영업외비용은 1829억 원으로 전년보다 42%가량 증가했고 이에 따라 연결기준 지배주주 순이익도 87% 감소했다.
일시적 비용은 면세사업의 수익성 저하와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면세사업은 코로나19 이후 관광수요가 회복되는 국면에서도 수익성 개선이 제한된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늘었지만 객단가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임차료를 비롯한 고정비 부담은 지속된 것이다.
실제로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2023년 영업이익 866억 원을 냈지만 2024년 영업손실 374억 원을 내며 영업적자로 전환한 데 이어 2025년에도 74억 원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신세계 디에프 순이익은 2023년 617억 원을 기록했지만 2025년에는 적자전환한 순손실 1335억 원을 냈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인천공한 면세구역 DF2에서 철수하는 결정을 내렸다. 임차료 부담 완화를 위해 법원에 조정 신청을 제기했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해당 구역을 정리하고 시내 면세점과 DF4 구역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한 것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결국 면세사업에서 얼마나 이익창출력을 높이느냐가 ROE 회복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면세사업은 백화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매출 비중이 높은 핵심 사업으로 이 부문의 실적 변동은 연결기준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백화점이 38%, 면세점이 33% 수준을 차지한다.
신세계는 구조조정 이후 남은 점포의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자 힘을 쏟고 있다. 인천공항점은 럭셔리 부티크 중심으로 재편했고 명동 시내면세점도 뷰티·패션·굿즈·식음 공간 등의 전면적 리뉴얼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재고 관리 효율화와 할인율 개선 등을 통해 수익성 중심 운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러한 전략을 두고 시장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 회복과 임차료 부담 완화 효과를 바탕으로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권용일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면세점은 DF2 사업권 반납에 따른 비용감소로 올해 2분기부터 면세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시내 면세점도 수요가 회복되고 중국 보따리상(따이궁) 의존도가 줄면서 할인율 개선에 따른 마진 회복이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다만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공항 이용객 증가가 남은 면세점의 임차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고환율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진원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신세계의 인천공항 DF2 면세점 철수로 면세부문의 외형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DF4 면세점 운영에 따른 비용과 고환율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 등의 부정적 요인들은 상존한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