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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성공의 상징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시장입지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들이 잇따라 차세대 제품 양산을 본격화하며 SK하이닉스의 독주 체제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이사진 구성의 변화를 통해 미래 기술개발에 힘을 싣고 그룹 차원의 시너지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행보를 통해 HBM 분야에서 보였던 '퍼스트 무버(선도기업)' 효과를 미래에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 성공 키워드 'HBM 우위’ 지키기 : 'CTO 차선용' '지주 출신 김정규' 이사회 구성 변화로 미래 붙잡는다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왼쪽)과 SK스퀘어 대표이사에 내정된 김정규 사장. 차 사장은 사내이사로, 김 사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SK하이닉스 이사회에 합류한다. ⓒSK하이닉스, SK스퀘어

20일 반도체업계 안팎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실적발표 결과는 SK하이닉스에 반도체 호황 지속이라는 확신을 주는 동시에 HBM 주도권 사수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기는 양면성을 지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8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 2분기 매출 239억 달러(약 35조8천억 원), 주당순이익 12.2달러(약 1만8500원)를 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 회계연도 2분기보다 196% 증가했고 주당순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3달러(약 4500원)가량 웃돌았다.

긍정적 측면을 보면 마이크론 역시 우수한 실적으로 AI 시대 밝은 반도체 업황을 재차 증명했다는 것이다. 마이크론보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SK하이닉스가 더 큰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의 HBM4 공급사로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SK하이닉스는 더욱 치열한 경쟁에 놓이게 된 것은 변수로 작용할 요소다. 마이크론은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할 HBM4의 대량 출하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내년에 HBM4E 양산에 돌입하겠다는 그림도 내놨다.

최근 또 다른 경쟁기업인 삼성전자도 최초로 엔비디아에 HBM4 양산 출하를 성공한 뒤 AMD 차세대 AI 가속기에 HBM4를 우선 공급하기로 하는 등 추격에 고삐를 죄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폭발적 실적 성장이 현재 60% 가까이 점유하고 있는 HBM 시장 지배력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에 매우 중요한 시기로 해석된다.

SK하이닉스도 이미 이사회 진용을 개편해 기술개발에 힘을 실으며 미래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리는 제78기 SK하이닉스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된다.

차 사장은 1967년생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과에서 박사까지 취득했다. SK하이닉스에서는 D램 코어 태스크포스(TF) 담당, D램개발 담당, 미래기술연구원 담당을 거쳐 미래기술연구원장 CTO를 지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그룹 인사를 거쳐 부사장에서 승진했다. 차 사장은 2019년 HBM2E 개발, 2021년 HBM3 개발 등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사장의 기술담당 C레벨 임원으로 사장단에 합류한 것은 SK하이닉스가 미래 기술개발에 더욱 힘을 싣는 행보로 해석됐는데 이번 주총을 통해 이사회까지 진입하게 됐다. 기존 사내이사가 안현 개발총괄(CDO, 최고개발책임자) 사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사회의 역할이 상용화를 중심으로 전체 개발을 관장하는 일에서 조금 더 선행 기술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옮겨간 셈이다.

SK하이닉스는 미래 핵심 경쟁군으로 부상하고 있는 고객맞춤형 cHBM(커스텀 HBM), HBM과 대용량 저장장치인 SSD 사이에 위치한 새로운 메모리 계층으로 추론영역에서 요구되는 용량 확장과 전력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HBF 등 차세대 기술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차선용 사내이사 후보자를 놓고 "차세대 메모리 기술 혁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이끌어 온 반도체 기술 리더"라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선제적 기술 투자와 연구개발 체계 고도화를 주도해왔고 기술 기반의 리스크 관리 및 전략적 의사결정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타비상무이사의 인적 변화도 격변하는 AI 시대를 대비하는 SK그룹 전반의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올해 SK하이닉스 정기 주총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모회사 SK스퀘어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정규 사장이 선임된다. 김 사장은 1976년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MBA 과정을 마쳤고 그룹의 여러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이전에도 SK하이닉스의 기타비상무이사 두 자리는 구성은 지주사 SK의 대표이사인 장용호 사장과 SK스퀘어 대표이사로 이뤄진다. 다만 한명진 전 SK스퀘어 대표이사 사장이 이전에 SK텔레콤에서만 오래 몸담았던 것과 비교해 김 사장은 직전에 2년 가까이 SK 비서실장을 지냈고 2018년에는 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을 지내기도 했다.

SK하이닉스가 SK그룹의 AI 첨병으로 나선 상황에서 지주사를 중심으로 그룹 계열사와 소통 역량을 이사회에 불어넣을 수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미국에 'AI 컴퍼니(임시 이름)' 설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생태계에서 다양한 투자와 협업을 총괄하기 위한 계열사로 SK하이닉스는 여기서 확보한 역량을 그룹 차원의 시너지로 확산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SK와 SK이노베이션 등이 신설법인에 모두 합쳐 9200억 원 규모의 출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이사회는 김 사장을 두고 "SK 비서실장 등을 역임하며 해외 투자와 사업개발 분야의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에 관한 깊은 이해를 갖추고 있다"며 "투자전문가로 회사의 중장기 성장 전략 및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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