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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공연은 K-콘텐츠인데 K-플랫폼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생중계한다는 것이 씁쓸하다."

광화문에서의 역사적 무료공연을 하루 앞두고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의 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맞아, 한국에도 OTT가 있었지!' 뒤늦게 깨닫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한국의 OTT가 넷플릭스처럼 전세계 190개국에 동시 송출할 수 있을까? BTS가 한국에서 열리는 공연의 파트너로 미국 넷플릭스를 택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상황이다. 

BTS가 굳이 애국심을 발휘해 자기 공연을 국내 OTT에서 생중계하려고 했다면 전세계인들이 의아해했을 것이다. 넷플릭스의 구독자 수는 전세계에 3억 명이 넘게 퍼져있고, 국내 대표적 OTT인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 구독자 수를 모두 합쳐도 2천만 명이 안 된다. BTS를 품기에 한국 OTT 시장은 너무나 작다. 이미 글로벌 콘텐츠가 돼버린 BTS의 몸집을 감당할 수 있는 콘텐츠 인프라가 국내에는 마련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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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한국에서 열리는 공연의 파트너로 미국 넷플릭스를 택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상황이다. ⓒBTS인스타그램

물론 '제2의 넷플릭스'가 될 수 있는 싹이 완전히 말라버린 것은 아니다. 국내 OTT 업계는 넷플릭스의 최대 강점인 '규모의 경제'에 대항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아직 버리지 않았다. 2023년 12월부터 추진되고 있는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대표적 사례다. 티빙과 웨이브는 이미 지난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합병 승인을 받았다. 양사는 임원진뿐 아니라 콘텐츠도 교류하면서 이미 합병을 전제로 더블 이용권도 운영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합병 본계약이 지지부진하게 미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 업계에서 걸림돌로 지적되는 것은 뜻밖에도 KT다. 합병에 앞서 티빙과 웨이브가 주요 주주의 동의를 받는 절차가 필요한데, 티빙의 2대 주주인 KT가 유일하게 미동의 상태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KT는 지난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에 동의하지 않는단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 전무가 지난해 4월 기자간담회에서 "웨이브는 지상파 콘텐츠에 대한 독점력이 떨어진다"며 "합병이 티빙의 주주 가치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의문"이라고 언급한 것이 현재까지 KT의 공식 입장이다. 

문제는 입장 발표 이후 거의 1년이 흐르도록 KT나 티빙 어느 쪽에서도 적극적 협상 의지를 보이거나 진행 상황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OTT 업계에서는 'KT의 미동의'가 합병이 지지부진한 원인이라는 여론이 수년째 조성돼 있다. 하지만 KT에서는 티빙에서도 적극적으로 합병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공정위 조건부 합병 승인 이후 티빙 쪽에서 적극적으로 의사를 타진해온 적이 없다"며 "그런 상황에서 KT가 먼저 입장을 밝히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KT의 정기 주주총회 이후 합병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 섞인 주장도 내놓는다. 3월 KT 정기 주총에서 리더십이 재편되면 박윤영 대표이사 사장 후보가 전임 사장과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가 토종 OTT 키우기에 적극적인 만큼 KT의 신임 사장이 정부의 기조에 친화적으로 화답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KT 신임 사장에게 해킹 수습이나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 말고도 국내 OTT 시장 활성화라는 뜻밖의 숙제가 추가됐다.

이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훗날 BTS의 기념비적인 공연이 넷플릭스가 아닌 K-OTT를 통해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장면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미 글로벌 장르가 된 K-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K-플랫폼의 탄생, 그 열쇠가 KT의 새로운 리더십에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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