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컴백쇼를 앞두고 광화문광장 일대 통제와 제한 조치가 이어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열리는 공연임에도 교통 통제와 시설 운영 중단, 취재 제한 등이 겹치며 시민 불편과 공공성 논쟁이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이번 무대가 과연 '모두를 위한 공연'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앞둔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공연 준비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026.3.19 ⓒ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광화문 컴백 공연을 앞두고 인근 사업장에서 직원들에게 연차 사용을 강요했다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회사가 광화문 근처인데, 갑자기 금요일 오후 전 직원 반차 사용 공지가 내려왔다. BTS 공연 때문에 회사 문을 닫아야 한다는데, 회사가 반차를 강제로 쓰게 할 수 있나?"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8일 이 같은 상담이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8일 페이스북에 "근로기준법상 연차유급휴가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부여하여야 한다"며 "회사가 일방적으로 특정 날짜에 연차 사용을 강요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인근 사업장에서는 근로자가 자유롭게 연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 주시기 바란다"며 "관할청인 서울고용노동청에서도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지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방탄소년단(BTS) 공연을 이틀 앞둔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관계자들이 무대 설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3.19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광화문광장에 준비 중인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 무대 설치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6.03.19 ⓒ연합뉴스
'모두의 공간' 광화문, 안전을 위해 통제에 묶이다
이처럼 공연 준비 과정에서 직장 내 연차 사용 문제까지 불거진 가운데, 광화문 일대에서는 교통 통제와 시설 운영 제한 등으로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 공간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공연 준비를 이유로 광화문광장 일대 집회가 제한된 데 이어, 주요 지하철역 역시 상황에 따라 무정차 통과 등 탄력 운영이 검토되고 있다. 인근 따릉이 대여소 운영 중단, 일부 박물관과 미술관의 임시 휴관, 택배 배송 지연 등도 예상된다. 또 광화문 일대 도로 통제와 인파 밀집으로 교통 혼잡과 안전 우려도 제기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이틀 앞둔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부근 따릉이 대여소에 운영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6.3.19 ⓒ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앞둔 19일 공연장 부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공연일 단축 영업 공지문이 붙어 있다. 2026.3.19 ⓒ연합뉴스
특히 공연 설치 및 철거 작업으로 20일 밤부터 22일 새벽까지 광화문광장 통행이 제한된다. 가상의 스타디움이 광화문 일대에 설치된다는 전제 아래 광화문에서 시청까지 약 1.2km 구간 외곽이 통제되고, 내부에는 31개 게이트가 설치된다. 각 게이트 보안 검색대에서는 티켓 소지자를 대상으로 금속 탐지 검사가 진행되며, 대형 가방 소지자는 추가 검사도 받게 된다.
또한 광화문광장 인근 빌딩 31곳도 통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일부 상가는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교통공사는 안전 관리를 이유로 서울 시내 일부 지하철역 물품 보관함 운영 중단을 예고했다. 공연 주최 측인 하이브는 광화문광장 주변에 별도 물품 보관소를 마련할 계획이지만, 수용 공간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해외 팬들 사이에서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불편은 시민이 겪고 수익은 사기업이 가져간다"
경찰특공대원이 18일 방탄소년단(BTS) 공연에 대비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 세워진 안티드론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26.3.18 [공동취재] ⓒ연합뉴스
한편, 컴백 공연 취재 가이드라인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열리는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의 독점 중계가 예정된 만큼, 취재진의 촬영은 공연 초반 약 10분으로 제한되고 이후에는 라이브 스트리밍과 드론을 포함한 항공 촬영이 전면 금지된다. 위성 중계차와 방송 차량의 진입 역시 제한돼 언론의 취재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앞둔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공연 준비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2026.3.19 ⓒ연합뉴스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김도헌 대중문화평론가는 지난 15일 엑스(X, 옛 트위터)에 "오늘날 대형 공연이 티켓 없는 팬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낭만적인 순간으로 기록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BTS 무대가 '모두의 노래'가 아님은 분명해진다"며 "광장에서의 공연을 발표했을 때 처음 떠올린 광경은 포용과 화합이었지, 통제와 금기가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19일 페이스북에 "토요일 저녁부터 열릴 공연을 위해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이 과도하게 제한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직간접으로 창출될 수익은 기획사인 하이브와 독점 생중계를 맡은 넷플릭스에 집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빌딩 통제는 '꼼수 관람 차단'의 목적도 있다고 한다"며 "불편은 시민이 겪고 수익은 사기업이 가져가는 구조, 공공장소에서 열리는 공연이 티켓을 가진 관람객에게만 오픈되는 일이 과연 타당한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폐쇄적 쇼케이스가 될 거였다면 공공의 공간을 열 필요가 있었을까", "'하루도 못 참냐'고 하지만 왜 참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합의도 없었다", "광화문 공연으로 넷플릭스와 방탄소년단은 수익을 얻는데 피해는 시민이 보는 구조가 맞는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논란 속에서도방탄소년단은 21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컴백 라이브 '아리랑(ARIRANG)' 공연을 약 1시간 가량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