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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미국-이란 전쟁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세계 최강 전략을 자랑하는 미국 항공모함은 변기가 막혀 결국 정비를 위해 후퇴했다. 이란의 '싸구려 드론'을 잡느라 비싼 요격 미사일을 쏘는 통에 전쟁비용이 치솟고 있다. 자국내에서도 '부정선거'까지 외치던 충성파가 보란 듯이 그에게 등을 돌렸다. 

트럼프의 이란전쟁 꼬이고 있다 : 항공모함 변기 막히고 전쟁비용은 치솟고 충성파도 떠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19일 CNN과 타임을 비롯한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미국은 이번 이란전쟁에 하루 최소 10억 달러의 전쟁 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란전쟁은 '돈 먹는 하마'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란전쟁 개시 뒤 100시간 동안 하루 평균 약 8억9140만 달러가 지출된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와 같은 속도라면 미국 행정부가 조만간 미국 의회에 수백억 달러 규모의 추가 예산을 요청할 것이다"고 분석했다고 주간지 타임이 전했다. 

케빈 해싯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5일(현지시각) 미국 CBS뉴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이란전쟁 개시 뒤 약 2주 만에 최소 120억 달러가 군사작전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신들은 이 수치가 실제비용보다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이란의 값싼 드론을 값비싼 첨단 무기로 막으면서 가성비가 확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란에 대한 첫 공습 이전의 대규모 병력 및 장비 증가비용과 빠른 속도로 소진되는 첨단 무기의 장기교체비용이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란전쟁 비용이 실제로 더 클 수 있다"고 바라봤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란전쟁 비용을 두고 미국 안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미국 국민은 자신들에게 아무런 이득도 없는데 세금만 더 내게 됐기 때문이다. 

켄스 스메터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수쿨 예산모델 책임교수는 1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지 포춘과 나눈 인터뷰에서 "전쟁이 2개월 동안 지속된다면 미국 납세자에게 650억 달러의 순추가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쟁비용을 복지예산에 투입했다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미국 민주당 소속 다이애나 드게트 콜로라도주 하원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0억 달러 가까운 전쟁비용을 의료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간호사 육성에 활용했다면 10만 명을 양성할 수 있었다"며 "그 돈이 단 며칠 만에 출구 전략도 없는 불법전쟁에 쓰였다"고 비판했다.

세계 최강 항공모함의 변기가 막혔다

트럼프의 이란전쟁 꼬이고 있다 : 항공모함 변기 막히고 전쟁비용은 치솟고 충성파도 떠난다
미국 항공모함 전단. 사진은 AI로 생성한 이미지.

문제는 전쟁비용뿐만이 아니다. 미흡한 전쟁 준비로 세계 최대 미국 항공모함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일도 일어났다. 

미국이 이란전쟁의 핵심 전력으로 배치한 핵추진 항공모함 USS 제럴드 R. 포드(포드함)는 12일(현지시각) 세탁기 건조기 배기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수병들은 30시간 이상 불을 끄지 못했으며 이 과정에서 600명이 넘는 수병들이 침실을 잃고 바닥이나 테이블 위에서 잠을 청해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포드함은 이미 정규 배치기간(6개월)을 몇 달이나 초과해 홍해에 머물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포드함의 문제는 화재만이 아니었다. 올해 1월 미국 공영라디오 NPR의 보도에 따르면 함내 설치된 화장실 시스템이 고장난 것으로 파악된다. 

포드함에는 밸브 하나가 고장나면 해당 구역 전체 화장실이 일시에 마비되는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천명의 포드함 승조원은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45분씩 기다려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드함은 화재와 계속된 '생리 문제' 때문에 급기야 전선을 물러나 그리스 크레타섬으로 수리를 위해 귀환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전쟁이 한창인데 핵심 전력이 화장실 정비를 위해 후퇴하는 기괴한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대테러 기구 수장의 사임

트럼프의 이란전쟁 꼬이고 있다 : 항공모함 변기 막히고 전쟁비용은 치솟고 충성파도 떠난다
조 켄트 전 미국 국가대테러센터장. ⓒ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는 핵심 참모의 이탈로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조 켄트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은 17일(현지시각) 이란전쟁에 반대하면서 전격 사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인사 가운데 이란전쟁에 공개 반대하면서 자리에서 물러난 첫 번째 인물이 됐다. 

켄트 전 국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공개 사임서에서 "나는 양심적으로 이란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이란은 미국에 즉각적 위협이 아니며, 이란 전쟁은 이스라엘과 그 강력한 미국 내 로비압박으로 시작됐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켄트 전 국장은 일찍이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을 열성적으로 옹호해 온 충성파로 꼽힌다. 여기에 여러 차례 분쟁 지역에 파병됐을 뿐 아니라 자신의 아내를 시리아 내전에서 잃은 미군 전사였다. 그런 충성파의 이반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치학계에서는 켄트 전 국장의 사임이 트럼프의 결정이 잘못된 것임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꼬집기도 했다.

폴 퀴크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알자지라와 나눈 인터뷰에서 "통상적으로 고위급관리가 사임하고 대통령의 중대한 결정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하면 대통령과 행정부에 큰 타격이 된다"며 "켄트 전 국장의 이탈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개시 결정이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조언에 반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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