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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가 사외이사 감사위원에 은행장 출신 인사를 내정하며 재무 관리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기업금융 실무 경험 갖춘 인사를 이사회에 합류시켜 그룹 전반의 재무 리스크를 보다 체계적으로 점검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롯데지주 계열사의 영업현금 창출력이 약화되고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금융권 네트워크를 고려한 인선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감사위원을 관료나 회계·법조계 출신이 아닌 은행과 캐피탈 등 금융권 출신 인사들로 채운 것이 업계 관행을 벗어나기 때문이다. 

롯데지주 왜 은행장 출신 사외이사 선임했나 : '재무 건전성 강화'에 더해 '자금 조달 네트워크' 분석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1월9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타워에서 주요 경영진과 함께 가치창출회의(VCM)에 참석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어려움의 근본 원인은 외부 환경이 아닌 우리 핵심 사업의 경쟁력 저하"라고 지적했다. ⓒ롯데그룹

13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롯데지주 이사회는 24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감사위원으로 조병규 전 우리은행장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김해경 전 KB신용정보 대표이사 사장을 재선임하는 안건도 올린다.
 
롯데지주는 이번 인선 배경이 '재무 건전성 관리' 강화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악화와 차입 부담 증가로 재무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지주의 수익성 지표는 최근 몇 년 동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지주의 영업이익률은 최근 4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2024년 처음 2%대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1.5%까지 낮아졌다. 롯데지주는 2025년에 순손실도 6152억 원을 냈는데 이는 전년도보다 3.4% 확대된 것이다. 

주요 계열사의 영업현금 창출력이 악화되면서 롯데지주의 계열사 지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투자가 이어진 탓에 롯데지주의 차입금 의존도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롯데지주의 지난해 9월 말 순차입금 규모는 별도 기준 3조7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5천억 원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 의존도도 43%로 전년도보다 5.2%포인트 상승했다.

현금창출력 대비 총차입금을 나타내는 총차입금/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023년 말 6.4배에서 2024년 말 6.5배로 상승한 뒤 지난해에도 6.5배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 지표가 6배를 넘는 수준이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 하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롯데그룹은 계열사 전반의 영업현금 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설비투자 확대와 신사업 관련 지분투자 등으로 자금 부족은 심화되면서 순차입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와 함께 2019년부터 배당금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현금 흐름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은 하락하고 있다. 롯데지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2023년 AA에서 지난해 AA-, 이어 A+로 낮아지며 최근 2년 사이 두 단계 떨어졌다. 

롯데지주는 조 전 행장이 기업 여신 리스크를 관리하고 자금을 운용해 온 경험을 통해 롯데그룹의 재무 리스크를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 전 행장은 우리금융그룹에서 기업영업본부장과 기업금융 부문 부행장을 맡으며 기업 대출과 여신을 총괄해왔다. 기업의 현금 흐름과 차입 구조, 재무 안정성을 평가해 온 경험은 롯데지주의 추가 차입 가능성과 자금 조달 능력을 점검하는 역할을 수행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준법감시인과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우리은행장 등을 거치며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와 재무 전략 수립 경험을 쌓은 점도 조 전 행장의 강점으로 꼽힌다. 계열사별 재무 상황을 살피고 자금 배분을 조율하거나 부채 증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자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 행장의 인선이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금융권과의 소통 창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은행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자본 조달 관련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재계 전문가는 “차입 규모가 크거나 회사채 발행이 잦은 기업일수록 자본 조달 전략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커진다”며 “이런 맥락에서 은행이나 캐피탈, 사모펀드 등 금융권에서 자본 조달 관련 경험과 네트워크를 갖춘 인사를 이사회에 영입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은행장 출신이라고 해서 반드시 금융권 네트워크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감사위원은 보통 회계 전문가가 맡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은행장은 전통적 의미의 회계 전문가와는 역할이 조금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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