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회사 이름에서 '소프트'를 떼기로 한 뒤 게임회사에서 AI회사로의 진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30년 가까이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시킨 인공지능(AI)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여정의 최전선에 서있는 곳은 바로 엔씨소프트의 자회사인 엔씨에이아이(엔씨 AI)다. 엔씨에이아이는 멀티모달 AI '바르코(VARCO)'를 활용해 게임 개발은 물론 패션과 미디어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 손을 뻗고 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가 12일 경기 성남시 판교R&D센터에서 경영 전략 간담회를 열어 취재진에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6일 주주총회를 열어 1997년 창사 이래로 이어진 사명을 엔씨로 변경한다.
구체적으로 주식회사 '엔씨소프트'를 '엔씨'로, 영문 표기를 'NCSOFT'에서 'NC'로 바꾼다. '소프트'라는 단어로 스스로 정해놓은 한계를 벗어나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변화가 장기간의 부진과 이미지 실추를 딛고 일어나는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12일 경기 성남시 판교R&D센터에서 간담회를 열어 엔씨소프트의 전략 과제를 △AI 활용을 통한 생산성 향상 △글로벌 시장 확장 △신규 고객 확장으로 꼽았다.
박병무 대표는 "2030년이 되면 매출 5조,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이상을 달성하겠다"며 "사내에 AI를 통한 생산성 활용 TF를 가동해 인력과 비용을 효율화하겠다"고 말했다.
◆ 엔씨소프트의 첫 번째 변신, 엔씨에이아이 통해 게임 제작 '생태계' 구축 나선다
엔씨소프트 사업 다각화의 최전선에는 자회사인 엔씨에이아이가 있다.
엔씨에이아이는 오픈소스 텍스트 모델을 기반으로 멀티모달 AI 바르코를 개발해왔다. '바르코 비전(VARCO-VISION)', '바르코 3D(VARCO 3D)', '바르코 보이스(VARCO Voice)' 등 다양한 파생 모델을 통해 게임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엔씨에이아이는 이를 바탕으로 하나의 AI 게임 개발 생태계를 만드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엔씨에이아이는 AI를 통해 게임 제작부터 시장 검증과 퍼블리싱으로 이어지는 게임 제작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전략의 목표는 중소 개발사의 제작 효율을 높이고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춰 구조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엔씨에이아이는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 중소 개발사가 갖는 자금·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사의 바르코 AI를 통해 게임 개발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바르코 AI를 활용해 개발된 게임이 주요 모바일 플랫폼에 정식 출시되면 엔씨에이아이가 마케팅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출시 초기는 게임 흥망의 '골든 타임'으로 이때 유저수를 확보하고 인지도를 확산하는 데 큰 마케팅 비용이 드는데, 이 과정을 엔씨에이아이가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개발사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데 성공하면 심층 마켓 테스트 기회 등을 통해 지원을 강화한다. 마켓 테스트로 시장 경쟁력을 입증한 게임은 내부 심사를 거쳐 엔씨소프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기회를 얻게 된다.
◆ 엔씨'소프트' 아닌 엔씨, 더 이상 게임만 만드는 회사 아니라는 선언
엔씨에이아이는 패션업계와 미디어 콘텐츠 업계에도 진출하며 고객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엔씨에이아는 한국섬유신문·한국섬유개발원·계명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엠엘비(MLB)·디스커버리로 유명한 F&F, 크로커다일·에스콰이아의 형지그룹에도 솔루션을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MBC·샌드박스네트워크와 MOU를 교환해 레거시와 뉴 미디어를 넘나들고 있다.
멀티모달 AI라는 특성을 활용해 국책 사업에도 도전했다. 엔씨에이아는 2025년 8월4일 정부가 주최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에서 KT와 카카오를 제치고 참여팀 5개 안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