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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이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탓에 얼어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장 상황 속에서도 인터배터리의 열기는 여전했다.

[허프 생각] '배터리의 겨울' 녹일 CEO들의 위기 타개 메시지는 끝내 없었다 : 아쉬움 남긴 '인터배터리' 행사
11~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 현장 모습. ⓒ연합뉴스

역대 최대 규모로 꾸며진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개막 첫날 지난해보다 5%가량 상승한 2만2969명의 참관객이 현장을 찾았다. 많은 전시관에서는 참관객들이 차례를 기다려 공간을 둘러봐야 할 만큼 사람이 몰리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3사의 전시관도 예전보다 오히려 더욱 정교해진 모습이었다. 각 사의 배터리가 탑재된 고성능 전기차를 다수 배치하고 배터리와 차량의 성능을 과시했던 에전과 비교하면 이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로봇용 제품, 전고체배터리 기술개발 현황, 전기차 충전 시스템 등 생존을 위한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참관객을 맞이했다.

차가운 시장 상황에도 여전히 인터배터리를 향한 업계 안팎의 관심이 뜨거웠던 가운데 그간의 행사와 가장 큰 차이는 '리더십 공백'에서 드러났다.

올해 배터리3사 최고경영자(CEO)는 모두 개막식 등 인터배터리 현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대신 사업부 대표, 부사장 등이 자리를 메웠다. 정부에서도 산업통상부의 장관 대신 차관이 대표했다.

배터리3사 CEO 등은 다른 일정과 겹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보더라도 인터배터리의 리더십 중량감이 낮아진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촘촘했던 배터리3사 전시관에서 보이듯 인터배터리에 CEO가 참석하는 것과 무관하게 각 기업의 시계추가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고성능 제품 분야를 선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최상위 지위를 갖는 배터리3사가 이른바 ‘배터리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최대 업계 행사에서 리더들의 목소리가 사라진 것은 아쉬운 지점이다. 현장에서 나오는 수장들의 메시지는 기업의 생존전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탓이다.

지난해만 해도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을 맡았던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은 물론 당시 삼성SDI 대표이사 내정자 신분이었던 최주선 사장도 현장을 찾아 마이크 앞에 섰다. 두 수장은 배터리 업황 전반을 짚고 자사의 계획을 직접 소통했다. 2024년에도 배터리3사의 CEO는 모두 인터배터리에 참석했다.

과거에는 한 대표가 당시 최대 화두였던 해외 투자계획과 관련해 기자들과 소통한 뒤 다소 오해가 있을 수 있는 표현이 나오자 곧바로 해당 홍보조직에서 부랴부랴 해당 발언의 명확한 뜻을 다시 전하기도 했다. 리더가 현장에서 내뱉은 말이 지닌 무게감이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 배터리3사는 글로벌 경쟁 심화, 보조금 축소 등으로 전기차 시장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로의 전환, 그리고 그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각사가 모두 올해부터 ESS용 배터리를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만큼 중요한 분기점에 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 아래 소재 등 업계 생태계 전반에도 사활이 걸려있는 시점인 셈이다.

올해 초에는 산업부 장관이 배터리업계 임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석유화학에 이어 배터리에서도 산업 차원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곧바로 산업부는 ‘다양한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급한 불을 껐지만 업계가 처한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했다.

K-배터리를 둘러싼 안팎의 서늘함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을 돌파하기 위해서라도 가치사슬(밸류체인) 최상단에서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배터리 3사 수장들의 적극적 목소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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