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국 자본시장을 덮치면서 코스피가 연일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마치 테마주나 이른바 ‘잡주(부실주)’에서나 볼 법한 극심한 변동성에 금융당국은 24시간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하며 시장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는 하루가 다르게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며 전례 없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 지수의 일일 등락률을 살펴보면 지금이 얼마나 극심한 ‘변동성 장세’인지 알 수 있다. 미국의 이란 공습 다음날인 3일 -7.24% 급락했던 지수는 4일에는 무려 -12.06% 곤두박질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이튿날인 5일에는 다시 +9.63%로 급반등했고, 주말을 지낸 9일에는 -5.96% 하락했다가 10일 +5.35%, 11일 2시 45분 기준 +2.05% 다시 상승하는 등 방향성을 전혀 예측하기 힘든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사이드카와 서킷 브레이커가 연이어 발동될 정도다.
◆ 24시간 비상대응 체제 돌입한 금융당국, 이찬진·이억원 '광폭 행보'
코스피 지수가 마치 투기장처럼 변동성이 극대화되자, 금융당국 수장들의 발걸음도 그 어느 때보다 바빠지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한 시간 단위로 발빠르게 움직이며 극한의 변동성 장세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11일 오전 8시 비상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오전 9시에는 곧바로 금융감독원, 연구기관, 시장 전문가들을 소집해 ‘금융시장 리스크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 위원장은 리스크 점검회의에서 “이번 중동 상황은 과거와 달리 전개 양상을 예단할 수 없을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며 “숨겨진 위험(약한 고리)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부문별·시나리오별 대응계획을 재점검해 선제적인 시장안정방안을 시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역시 전날인 10일 "중동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24시간 비상대응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며 시장의 불안 심리 진화에 나섰다. 위기 상황이 끝날 때까지 단 한 순간도 시장 감시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 100조+α 시장안정프로그램 등 전방위 대응
금융당국은 중동 사태가 불거진 직후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긴급 회의를 열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긴급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시작으로 6일에는 금융시장반 점검회의를 열고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과 함께 중동상황 피해 기업을 위한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5일 해외 IB 및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긴급 간담회를 연 데 이어, 10일에는 신용평가 3사 산업 전문가들과 만나 중동 사태가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진단했다.
금융당국이 현재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방어막은 ‘100조 원+α 시장안정프로그램’이다. 정부는 채권시장과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가동하는 한편,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확대하는 방안도 신속히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한 시장 불안에 편승한 가짜뉴스 유포나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하겠다고 경고하며 시장 질서 유지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이억원 위원장은 중동위기가 시작된 직후인 3일 열린 금융시장 상황점검 회의에서 "자본시장 내 가짜뉴스 유포, 시세조종 등 각종 불공정 행위에 대해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이 함께 이를 면밀히 점검하고 무관용으로 엄단해달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