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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선박 공격을 위해 바다에 숨겨둔 폭탄)를 설치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세계가 떨고 있다. 이란이 실제 일정 규모 이상으로 기뢰를 설치했다면 호르모즈 해협은 사실상 상당기간 봉쇄된다. 이란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해도 기뢰 제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전 세계 경제가 몇 달 이상 멈추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기뢰 설치설'에 세계가 떨고 있다 : 이란의 '마지막 카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11일 미국 CNN은 미국 정보보고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이란이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란전쟁, 이란의 기뢰설치에 중대기로 

CNN은 이날 "이란의 기뢰부설이 아직 대규모는 아니고 최근 수일 간 수십 개를 설치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도 "다만 이란이 소형 선박과 기뢰 설치선박의 80~90%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이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런 소식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이란 기뢰부설 선박 16척을 격침하거나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기뢰를 부설했다면 즉시 제거해야 할 것이다"며 "제거하지 않을 경우 전례없는 군사적 결과가 뒤따를 것이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이 하루 약 13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해야 하는 에너지 대동맥이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을 공격하겠다는 엄포를 놓자, 미국 해군을 동원해 엄호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폭이 좁고 수심이 얕아 기뢰가 설치될 경우 이를 제거하는 소해(掃海)작전 자체가 극도로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기뢰 부설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50달러(평소 70~80달러) 이상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 미국은 이런 흐름에 자유롭지 못할 것이고 미국내 물가도 들썩일 수밖에 없다. 11월 중간선거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 앞에 빨간불이 켜지는 셈이다. 

호주 투자분석 기업 MST 마르키의 사울 카보닉 리서치부장은 미국 경제방송 CNBC와 나눈 인터뷰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장기간 성공시킬 경우 글로벌 원유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가공할 수준"이라며 "국제유가는 세 자릿수를 유지할 것이며,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역사상 최고치를 수시로 갈아치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리포트에서 "이란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4주 간 전면봉쇄될 것을 가정하면 배럴당 약 15달러 넘는 위험 프리미엄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기뢰 설치설'에 세계가 떨고 있다 : 이란의 '마지막 카드'
기뢰에 부딪혀 폭발하는 선박. 사진은 이해를 돕기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트럼프, 갑작스런 '종전' 주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이란의 기뢰 설치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효과가 극대화돼 글로벌 공급망이 파탄에 이를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출구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갑작스럽게 '종전'을 주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빠른 확전 뒤 제한적 성과가 나오면 그 시점에 승리를 선언하는 패턴을 보여 왔다"며 "전형적 사례로 후티 반군을 향한 공습작전을 꼽을 수 있는데, 이 작전이 성과 없이 비용만 들어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정체(stalemate)를 인정하는 대신 종전과 승리 서사로 포장했다"고 말했다.

예루살램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고무된 수사와 홍해 억지력 회복을 약속하면서 후티반군 공습작전을 약 7주간 지속했지만 드론 손실과 항공모함에서 추락한 전투기 2대, 약 10억 달러의 비용을 버리기만 했다"며 "이번 이란전쟁에서도 정체가 발생하면 동일한 패턴을 보이며 종전과 승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안보연구소(INSS)는 가능한 종전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로 '성과 선언 뒤 상황 동결(Declaring success and freezing the situation)'을 제시하기도 했다.

알리 호세인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공습으로 사망했고, 이란의 해군 및 탄도미사일 역량도 크게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이스라엘 안보연구소는 "트럼프 행정부는 한편으로는 시간제한 없이 강력하고 정밀한 타격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외교적 접촉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조기 종전을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며 "모순되고 상충된 메시지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는 종전과 확전의 신호를 거의 동시에 내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느 쪽 신호가 더 강한지 분석하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오락가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미국 지상파 CBS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전쟁이 사실상 거의 완료됐다"며 "이란은 해군도, 통신도, 공군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캐롤린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이란이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결론을 내리고, 이란 전쟁의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 종전된다"고 말했다. 레빗 대통령은 '전쟁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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