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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엉뚱하게' 이득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미국이 러시아를 향한 경제제재를 완화에 나섰다. 중국은 미국의 군사력이 중동에 집중되면서 대만을 향한 군사적 우위를 구축하고 있다. 3월 말 미중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동전쟁의 늪에 더 깊이 빠질수록 러시아와 중국의 이득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이란전쟁에 러시아와 중국은 ‘팝콘각’, 러시아는 제재 완화 받고 중국은 '조용히' 챙긴다
블라드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11일 글로벌 싱크탱크와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미국의 이란전쟁으로 부족해진 글로벌 석유수급을 메우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일부 풀면서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됐다.

 

에너지·안보 전문가들 :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러시아에 큰 이익

글로벌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란이 중동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바닷길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것이 러시아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벨기에 브뤼겔 싱크탱크의 에너지 분석가 시모네 탈리아피에트라는 AP통신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혼란의 최대 수혜자는 러시아”라며 “유가 상승은 러시아의 국고를 채우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자금조달 능력을 직접 강화한다”고 바라봤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페트라스 카티나스 에너지 방위 연구원은 미국 NBC뉴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이란전쟁이 수개월간 지속되는 장기화로 고유가가 계속된다면, 러시아 경제에 훨씬 더 큰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며 “러시아는 이란 전쟁 이후 러시아산 원유의 할인율을 낮췄고, 높은 가격에 원유를 세계시장에 팔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글로벌 공급망에 위기가 찾아오자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직접 손을 내밀기도 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 장관은 최근 인도에 러시아산 원유를 30일 임시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일부 산유국에 대한 제제를 해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의 원유구매에 대한 포괄적 제재 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럽 국제관계 및 외교전문 매체 모던 디플로머시는 9일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 뒤 러시아에 대한 제재 완화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고 전했다.

모던 디플로머시는 러시아 크렘린궁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으며 두 정상은 이란전쟁, 우크라이나 군사상황, 글로벌 석유시장에 대한 광범위한 영향 등 국제현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함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보다 유리한 국면을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부르킹스연구소의 수잔 말로니 부원장은 미국 경제매체 CNBC와 나눈 인터뷰에서 “걸프국 생산 감소로 유가가 오르면 러시아 석유 이익이 커지고, 동시에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여력도 약해진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중동 전쟁으로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간다

이란전쟁에 러시아와 중국은 ‘팝콘각’, 러시아는 제재 완화 받고 중국은 '조용히' 챙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함으로써 글로벌 경제와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도 이런 글로벌 정세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올해 3월5일 특별 중동특사로 자이 준(翟雋)을 파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라디오 NPR은 이를 두고 “중국에게 이란 전쟁은 스스로를 '평화의 힘(force for peace)'으로 자리 잡게 할 외교적 기회”라며 “중국은 특사를 파견해 군사작전 중단과 협상복귀를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과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중국과 외교, 경제적 관계를 이어왔다. 중국은 이란산 석유를 구입하고 이란에 생필품을 공급하는 유일한 교역상대국이다. 이에 미국-이란 전쟁의 중재자를 자처하는 것은 아예 엉뚱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에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주도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명백히 유엔 헌장을 위반했다'고 비판하면서 글로벌 질서 복원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중동전문 분석매체 알모니터(Al-Monitor)는 최근 보도에서 “미국이 촉발한 이란 전쟁은 '미국의 혼돈 대 중국의 안정'이라는 중국정부의 대외서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국제적 위상강화와 함께 이란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에 따라 외교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국제관계 전문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아흐메드 아부두흐 중동전문 연구위원은 “중국이 이란의 포괄적 전략동반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란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이란 압박 전략이 의도하지 않게 중국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아부두흐 연구위원은 “중국은 이란정권이 완전히 붕괴해 서방친화적으로 변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동시에 이란의 약화를 활용해 이란정권의 중국 의존도를 높이는 방향을 노리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중국은 이번 전쟁으로 군사적으로 큰 이득을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미국의 군사력이 중동에 집중하면서 대만해협에 흐르는 중국-대만의 군사적 긴장에서 중국 우위가 확실해졌다.

여기에 미국의 군사전력이 중동에서 대규모로 소진되면서 당분간 군사적 주도권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번 전쟁으로 미군의 군사전략 대부분이 노출되면서 중국은 자국의 군사적 대응력을 높일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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