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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배력 약화 우려에도 지주사 SK의 자기주식(자사주) 사실상 전량 소각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최근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자사주 비중이 높고 최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SK의 지배력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소버린의 악몽'보다 '기업가치 제고'가 더 중요하다는 최태원의 결단 : 지배력 하락 우려에도 지주사 SK ‘4.8조’ 자사주 전량 소각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이런 상황에서도 최 회장은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기로 결단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 모범적 선례를 남기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발생주식 전체의 20%에 이르는 자사주를 소각해 상법 개정 취지를 반영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진심을 보인 것이다. 

SK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한 자사주 1798만2486주 가운데 임직원 보상을 위한 328만8098주를 제외한 1469만4388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이사회 전일 종가(32만9천 원) 기준으로 소각 자사주 가치는 4조8343억 원에 이른다.

소각 대상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매입한 자사주뿐 아니라 과거 지주회사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발생한 ‘특정목적 취득’ 자사주를 포함한다. SK는 2015년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SKC&C와 합병했다.

SK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수차례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는 것이 전체주주의 최대 이익에 부합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며 “상법 개정으로 특정목적 취득 자사주 소각이 이사회 결의로 가능해진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라는 개정 취지를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SK는 최근 2년 동안 적극적으로 리밸런싱(사업재편)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크게 강화한 것도 이번 자사주 전량 소각 결정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별도기준 SK 순차입금은 2024년 말 10조5천억 원에서 지난해 3분기 8조4천억 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86.3%에서 77.4%로 개선됐다.

이번 결정이 더 큰 주목을 받는 것은 자사주를 모두 소각한다면 최 회장의 지배력이 그리 높지 않은 SK그룹의 상황이 겹쳐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SK그룹은 2003년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의 경영권 공격을 받은 경험도 지니고 있다.

최 회장(17.9%)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SK 지분율은 25.46%에 그친다. 다만 당초 보유한 자사주를 우호지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50%에 가까운 지배력을 지닌 것이었다.

자사주 소각 결정에 따라 최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33%가량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유 자사주가 사실상 모두 사라진 탓에 실질지배력은 더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SK 관계자는 “4조8천억 원에 이르는 자사주 전량 소각은 투명하고 주주친화적 경영을 지속하고 국내 자본시장에 모범적 선례를 남기겠다는 이사회의 확고한 의지가 담긴 결단”이라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 신뢰를 강화하고 주주를 최우선에 둔 경영 기조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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