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의결된 사법개혁 3법(대법관 증원·재판소원제 도입·법왜곡죄)을 두고 “국민에게 도움이 안 된다”며 비판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조희대 대법원장. ⓒ연합뉴스
민주당 의원들은 조 대법원장이 사법부의 잘못은 반성하지 않으면서 ‘국민’을 앞세워 사법개혁에 저항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조 대법원장의 ‘사퇴’가 언급되는 것을 넘어 범여권 의원들 주도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토론회’까지 열리면서 여당과 사법부 수장의 갈등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사법개혁에 대한 저항군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것이냐”며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으로서 무능·무지할 뿐만 아니라 국민 정서에도 반하고 번지수도 잘못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개혁 3법에 대해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염원했고, 사법개혁 3대 입법이 국민들의 지지를 얼마나 많이 받고 있는지 진정 모르시나”며 “사퇴도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이 하루라도 빨리 물러나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읽힌다.
조 대법원장은 전날 출근길에서 민주당이 사법개혁 3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상황에 대해 국제기구 조사 결과를 언급한 뒤 사법부 신뢰도가 낮지 않다며 여론전을 벌이려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에 평소 침착한 성품으로 강도 높은 발언을 자제해 왔던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조 대법원장의 사법개혁 3법안에 대한 비판에 날을 세웠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연합뉴스
박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조 대법원장이) ‘갑작스런 대변혁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가’라고 했는데, (그러면) 지귀연 판사가 수십년간 ‘날’로 계산한 구속 기간을 ‘시’로 계산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갑작스럽게 석방시킨 것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었느냐”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귀하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거의 최초로 파기 환송한 일은 헌법이 부과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 한 일이었느냐”라며 “하도 역겨워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묻는다. 국민이 입혀 준 법복 입고 ‘헌법과 법률’ 뒤에 숨으면 썩은 냄새까지 사라지는 줄 아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여권 의원들의 모임인 국회 공정사회포럼 소속 의원들도 이날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공청회를 열어 사법개혁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선 조 대법원장의 사퇴가 필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 대법원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탄핵을 해서라도 끌어내려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법원이 국회를 통과한 사법개혁 법안에 따른 후속조치를 준비하고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사법부 수장인 조 대법원장이 사법개혁 자체를 반대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사법개혁 3법이 통과되면서 법원행정처장이 아니라 조 대법원장이 그만뒀어야 한다”며 “조 대법원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사법개혁도 몹시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이어 “돌파구는 대법원장 탄핵 뿐”이라며 “이미 탄핵소추안을 준비해 뒀다”고 강조했다.
조계원 민주당 의원도 “사법 독립은 조 대법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며 “사퇴하지 않으면 곧바로 탄핵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