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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1조7천억 원의 손실을 딛고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반등의 물꼬를 틀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최 사장은 공격적 증설 대신 기존 전기자동차용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시장 확대에 발맞춘 ESS용 배터리의 성패가 향후 실적 반등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삼성SDI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삼성SDI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연결기준 매출 15조776억 원, 영업손실 4739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잠정실적과 비교해 매출은 13.7% 늘고 영업손실은 72.5% 줄어드는 것이다. 3년 만에 외형 반등에 성공하고 1조7천억 원이 넘었던 손실을 대폭 개선하는 수치지만 지난해 냈던 9년 만의 적자를 곧바로 탈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2년 연속 영업손실보다는 실적 개선 추이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수익성이 나아지는 ‘상저하고’의 실적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의 증권사는 삼성SDI의 올해 분기별 영업손실 규모가 1분기 2천억 원대 중반, 2분기 2천억 원 안팎, 3분기 1천억 원 안팎으로 축소된 뒤 4분기에는 많게는 영업이익 1천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을 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2024년 3분기 이후 9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을 거두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삼성SDI의 지난해 실적발표 이후 분석보고서를 낸 증권사 16곳은 한 곳도 빠짐없이 모두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높여 잡기도 했다. 연말로 갈수록 나아지는 수익성, 2년여 만에 분기 기준 흑자전환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삼성SDI도 자체적으로 하반기에는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전망을 점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최 사장은 삼성SDI의 핵심 과제인 ESS용 배터리로의 전환에 있어 내실을 다지면서 안정적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보폭을 넓히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올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 효율화’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ESS 배터리 판매를 극대화해 가능한 생산능력의 ‘풀가동’을 목표로 하면서도 공격적 증설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배터리업계 전반에서 ESS 시장으로의 사업재편이 분주한 가운데 글로벌 주요국의 정책 불확실성, 고객사들의 수요 변동성 등 변수가 여전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배터리3사(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를 견줘보면 삼성SDI는 가장 외형 확장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런 기조를 유지하면서 반등을 모색하는 것이다.

삼성SDI는 ESS용 배터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증설보다는 기존 생산설비를 전환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효율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커지는 시장과 여전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는 포석으로 미국 내 유일한 비중국계 각형 배터리 제조사라는 자신감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미국 내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스텔란티스와 공동으로 구축한 인디애나주 배터리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삼성SDI는 2일 진행한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ESS 및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면서도 신규 증설보다는 기존 라인을 활용한 효율적 투자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생산 혁신을 추진하고 운영 비효율 항목을 점검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조는 설비투자(CAPEX) 계획에서도 확인된다. 삼성SDI의 연간 설비투자(CAPEX) 규모는 2024년 6조6천억 원에서 지난해 3조3천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올해도 투자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설비투자 목표치를 지난해보다도 소폭 낮춰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 사장은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ESS용 배터리 시장을 세분화해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전력·상업용 ESS 배터리뿐 아니라 주요 시설에 전기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와 배터리백업유닛(BBU)에 필요한 배터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UPS와 BBU는 AI 데이터센터의 보조 전원 역할을 한다.

특히 지난해 과반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되는 BBU 배터리 판매에 힘을 싣는다. 삼성SDI 자체 추정에 따르면 배터리셀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 50%를 달성했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미국 ESS용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25년 90GWh(기가와트시)에서 2030년까지 60% 이상 성장하는 등 글로벌 ESS용 배터리 산업은 꾸준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실적은 영업이익 기준으로 지난해 3분기 저점을 지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삼성SDI는 2027년 하반기 양산 시점을 유지한 전고체배터리 개발 현황과 동시에 전력용, UPS, BBU 등 ESS용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이런 부분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 관계자는 “ESS용 배터리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산에 따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비중국계’ 기업들의 공급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가 턴어라운드(실적 반등)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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