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오너 3세인 현 정유석 대표이사 사장이 사법리스크를 덜게 됐다.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는데 연임 가능성도 높아졌다.
다만 여전히 금융당국의 징계와 주권 거래정지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경영을 정상화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이 정 사장에게 주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유석 일양약품 대표이사 회장 ⓒ 허프포스트코리아
◆ 검찰 “중국 합작법인 연결 실적 포함은 회계기준 해석의 영역”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양악품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방검찰청은 이번 사안을 회계기준 해석의 영역으로 보고 형사상 고의와 허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외부감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서는 형사상 위조나 조직적 조작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은 일양약품의 감사 자료 제출 과정에서 서류 위조가 있었다고 봤었다.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은 중국 합작법인인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와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를 종속회사로 볼 수 있는지, 일양약품이 실질적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였다.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은 일양약품이 1996년과 1998년 각각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일양약품 쪽은 이 두 법인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이 있다고 판단해 왔다. 지분 과반을 보유하고 있고 동사장(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말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일양약품은 통화일양 지분 45.9%, 양주일양 지분은 52%를 갖고 있다. 통화일양의 경우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도 19.4%를 가지고 있다. 중국 협력회사는 나머지 지분만을 들고 있다. 이사회에서도 정도언 회장이 통화일양과 양주일양 동사장(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외부감사인은 2024년 감사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회사가 중국 종속기업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으나 동사회 보통결의(2/3 이상 찬성)를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어 지배력에 의문이 있다는 이견을 제시했다. 일양약품은 이 지적을 수용해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을 연결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고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결재무제표를 수정했다.
그 결과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애초 공시한 숫자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2021년은 34.69%와 62.98%, 2022년은 35.44%와 64.74%, 2023년은 30.09%와 42.17% 각각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금융당국은 일양약품이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9월10일 회사에 대한 과징금 62억3천만 원, 대표이사 등 3인에 대한 과징금 12억6천만 원, 공동대표이사(김동연·정유석) 2인에 대한 해임 권고와 담당 임원의 직무정지 6개월 권고 등 처분을 내리고 이를 검찰에 통보했다.
아울러 일양약품의 주권 거래도 9월10일부터 정지됐다. 다만 11월4일 열린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서 올해 3월4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하기로 하면서 상장폐지는 면했다. 일양약품은 개선기간 동안 내부통제 강화 등 개선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상장유지 여부를 재심사받아야 한다.
공동대표이던 김동연 부회장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10월17일 사임했다. 이에 따라 정유석 사장이 단독 대표를 맡게 됐다. 이때 오너 일가인 정 사장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10월31일에는 사외이사 세 사람 중 두 사람이 사임했다.
일양약품 쪽은 지난 11월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과징금 및 대표이사 해임권고, 직무정지 등 제재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 사법리스크 벗었지만 경영 신뢰 회복 필요
이번 검찰의 무혐의 판단으로 정유석 사장은 사법리스크는 대체로 해소하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금융당국의 징계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회사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증권선물위원회에 대한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일양약품에 대한 신뢰는 다시 요동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이 회사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및 재무공시 체계를 정비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일양약품은 지난 12월1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 내 윤리경영위원회, 임원보수위원회,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3개 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종전까지 이사회 내 위원회는 감사위원회뿐이었다.
이때 공석이었던 사외이사 2명도 신규 선임했다. 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움직임을 보여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