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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마친 뒤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다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보고 혹시 대머리가 되는 건 아닐까 불안해한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아직 눈에 띄게 머리카락이 줄어든 느낌은 없더라도, 매일 샤워할 때마다 빠지는 양이 정상 범위인지 아니면 탈모의 신호인지 고민하게 된다.

AI로 만든 긴 생머리의 여성. ⓒ허프포스트코리아
AI로 만든 긴 생머리의 여성. ⓒ허프포스트코리아

샤워 중 머리카락이 빠지는 현상은 과연 흔한 일일까. 또 어느 정도까지가 정상이며, 샤워 횟수를 줄이면 탈모를 막을 수 있을까. 우리 매체는 이 같은 궁금증을 풀기 위해 모발 분야 전문가 세 명의 의견을 들어봤다.

탈모와 모발 성장 주기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AI로 생성한 탈모로 고민하는 남자. ⓒ허프포스트코리아
AI로 생성한 탈모로 고민하는 남자. ⓒ허프포스트코리아

샤워 중 머리카락이 유독 많이 빠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먼저 모발의 성장 주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모발은 성장기(anagen), 퇴행기(catagen), 휴지기(telogen)라는 세 단계를 반복하며 순환한다.

북부 캘리포니아 카이저 퍼머넌트의 피부과 전문의 아킬 와데라 박사는 “성장기에는 모발이 가장 활발하게 자라 두께와 길이가 증가하고, 휴지기에는 자연스럽게 탈락하는 단계에 들어선다”고 설명했다.

성장기와 휴지기 사이에는 짧은 퇴행기가 있으며, 이 기간 동안 모발 성장은 멈추고 모낭이 수축해 탈모를 준비하게 된다. 다시 말해 모발이 휴지기에 접어들면 이미 빠질 준비가 끝난 상태다.

두피에 얽혀 있는 내 소중한 머리카락들

AI로 만든 배수구에 빠진 머리카락. ⓒ허프포스트코리아
AI로 만든 배수구에 빠진 머리카락. ⓒ허프포스트코리아

어떤 날에는 머리카락이 거의 빠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다가도, 또 어떤 날에는 한 움큼씩 빠지는 듯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하루에 빠지는 모발 수는 대체로 일정하다.

터키 이스탄불 에스테노베의 수석 모발 이식 외과의사 자페르 체틴카야 박사는 “정상적인 성장 주기의 일부로 사람은 하루 평균 50~100가닥의 머리카락을 자연스럽게 잃는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바우만 메디컬의 모발 복원 전문가 앨런 바우만 박사 역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 동안 빠지는 개별 모발을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머리카락들이 즉시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와데라 박사는 “많은 모발이 다른 머리카락과 얽히거나 두피에 걸린 채 남아 있다가 시간이 지나 한꺼번에 빠져나온다”고 설명했다.

샤워 중 머리카락이 유독 많이 빠지는 '진짜' 이유

AI로 만든 샤워기. ⓒ허프포스트코리아
AI로 만든 샤워기. ⓒ허프포스트코리아

체틴카야 박사는 “샴푸를 하며 두피를 마사지와 떨어지는 물 같은 자극이 이미 떨어지기 직전 머리카락을 빠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샤워실 바닥에 머리카락이 유독 많이 쌓여 보이는 것이다.

바우만 박사 또한 “샤워 중 모발이 뭉텅이로 빠진 것처럼 보여도 대부분 정상적인 현상”이라며 “하루 종일 조금씩 빠질 머리카락이 한 번에 모여 나오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시적인 탈모 증가 역시 대부분 심각한 문제를 의미하지 않기도 하다. 질병이나 출산, 큰 스트레스, 새로운 치료 이후 탈모가 잠시 늘 수 있지만, 이런 변화는 보통 2~3개월 안에 안정된다.

전문가들은 6개월 가량 가르마 라인 변화를 관찰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눈에 띄는 변화가 지속된다면 평균보다 많은 탈모가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며, 이 경우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그러나 샤워 중  머리 빠짐 현상이 언제나 탈모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여성은 40대부터, 남성은 20~30대부터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잘못된 헤어 관리 습관이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다. 두피를 지나치게 세게 문지르거나 고온의 드라이어, 자극적인 제품 사용, 젖은 머리를 거칠게 닦는 행동은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다.

만약 빠진 머리카락이 짧고 불규칙하게 끊어져 있다면 자연 탈락이 아니라 파손일 가능성이 높다. 나이나 생활 습관으로 설명되지 않는 탈모가 지속된다면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 영양 결핍, 유전적 요인 등을 점검하기 위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샤워 횟수를 줄인다고 탈모가 줄어들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두피 건강 악화로 모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샤워 중 보이는 탈모는 대부분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다. 다만 탈모가 과도하거나 장기간 지속되거나 불안감을 크게 유발한다면 조기에 전문적인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서규식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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