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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의 합당 논의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에 던진 '합당 제안'은 민주당 내부의 분란으로 번졌다. 민주당의 합당 반대론자들이 조국혁신당의 노선까지 문제 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소속 의원들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과 관련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소속 의원들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과 관련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의 합당 반대론자들은 최근 조국혁신당의 이념적 색채가 너무 강해 중도 확장에 방해가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조국 대표가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이나 ‘차별금지법’ 등 진보적 정책들이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의 중도 실용주의 노선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물론 정치적 노선 경쟁은 존중돼야 한다. 합당 제안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는 ‘말초적’ 문제제기나 합당 제안이 정 대표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정치공학적 주장보다 생산적이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3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논의의 수준이 ‘밀약? 타격’ ‘두 개의 태양은 없습니다’ 이게 뭔가”라며 “한국 정치에서 소위 중도보수 내지는 중도정당을 표방한 민주당과 한국 정치의 왼쪽을 넓게 쓰겠다라고 표방한 조국혁신당이 연합정치를 펼치는 것이 한국 정치에 더 득이 되는 것이냐, 이런 논의로 가야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이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합당의 정치적 본질은 당의 간판을 '이재명 대통령'에서 '정청래·조국'으로 바꾸려는 것이라 주장하며 '두 개의 태양은 없다'고 말했다. '밀약'과 '타격'은 민주당의 한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무위원과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에 등장했다. 정청래 대표와 조국 대표가 합당을 추진하면서 '밀약'이 있었고 이를 공격 포인트로 삼아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합당 반대론자들이 이윽고 정치노선 차이를 들고 나왔으니, 이렇게 물어보려 한다. “합당을 못 할 정도로 노선이 다르다고 했는데, 조국혁신당이 지방선거에서 독자 후보를 내는 것을 용인하겠는가?”

정치노선이 다르다고 하면 조국혁신당은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에 독자 후보를 공천해 자당의 이념과 목표를 유권자에게 알릴 권리가 있다. 유권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각 정당은 더 좋은 경쟁을 벌일 수 있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민주주의 발전을 원한다면 조국혁신당의 독자후보 공천을 격려하고 결선투표제 도입에 앞장서야 한다.

물론 합당 반대론자들은 현재 조국혁신당의 독자후보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를테면 조국혁신당이 부산시장 선거에 독자 후보를 출마시켜 10%의 득표율만 기록해도 민주당 선거는 완전히 망한다. 그럴 때 합당 반대론자는 뭐라 말할 것인가.

민주당은 진보정당이 막상 독자후보를 내면 '적의 편'이라 낙인 찍었다. 선거에서 지면 패배 책임을 그들에게 떠넘겼다. 

심상정 전 정의당 의원은 제20대 대선 후보로 출마했다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0.73%포인트 차이로 패하자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어낸 1등 공신’이라는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 오세훈 시장에게 0.6%포인트 차이로 패배하자 한명숙 후보 측에서는 패배 원인으로 단일화 실패를 꼽았다. 그러면서 단일화를 거부하며 선거에 완주한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에게 선거 패배의 책임을 떠넘겼다.

이재명 대통령이 1월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함께 이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월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함께 이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별도로 합당 반대론자들은 정치노선 경쟁을 내세우지만 진짜 이유는 '민주당 지방선거 공천에 조국혁신당 사람이 끼어들지 말라'는 요구에 있음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내 밥상에 숟가락 올리지 말라는 말이다. 이를 '지분 요구'로 포장하기는 했지만, 실제는 지방선거 후보 자리를 지키려는 것임을 정치권에선 모두 안다.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인 윤준병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조국혁신당 지방선거 후보들을 겨냥해 “결격자들의 억지성 합당 지분권 요구로 인한 갈등이 벌써 눈에 보인다”고 했다. 합당 반대론자인 장철민 민주당 의원도 지난 1월27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조국 대표도 백의종군하고 다른 어떤 지분 요구 안 하겠다고 하면 합당 반대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오랜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 

“백낙청 교수께서 민주적 국민 정당으로서의 민주당이 모든 짐을 떠안고 국가를 운영해가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중도 정당으로서 다른 정당을 아우르면서 연합해서 정치 형국을 운영해나가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된다고 말씀하셨다. 민주당 정치인들이 고민해야 될 문제다.”

유시민 작가는 2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시민사회 원로인 백낙청 교수의 이해찬 전 국무총리 추도사를 언급하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합당의 의미를 이렇게 짚었다. 자기 밥그릇이 아니라 국가와 당의 먼 미래를 고민하라는 것이다. 유 작가는 한 마디 더 붙였다. “그러지 않으면 한 방에 훅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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