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정당 득표율이 3% 미만이면 비례대표 의석을 얻을 수 없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2028년 총선에서는 군소정당들이 국회에 진출할 기회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헌재)는 29일 군소 정당 및 비법인사단, 국회의원 선거권자 등이 공직선거법 189조 1항 1호에 대해 청구한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 할당 정당에 관해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 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 또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5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정당”으로 규정한 공직선거법 조항이다. 정치권에서는 ‘3% 봉쇄 조항’으로 불린다.
헌재는 군소정당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공직선거법 조항의 목적이 타당하지만 군소정당들에 투표한 국민들의 지지가 ‘사표’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의석이 할당된 정당에 투표한 유권자의 표 가치와 그렇지 못한 정당에 투표한 유권자의 표 가치가 현저히 달라져 평등선거 원칙에 위배된다고 바라봤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저지조항은 군소정당의 난립에 따른 폐해가 심각한 경우 그 나름대로 제도적 효용성을 가지므로 제도의 목적 그 자체까지 타당하지 않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투표의 성과가치에 차등을 둬 사표(死票)의 증대와 선거의 비례성 약화를 초래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의 원내 진출을 막는 부정적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이어 “군소정당이라고 하더라도 그 수가 많지 않고 사회공동체에서 필요로 하는 국민적 합의의 도출을 방해하거나 의회의 안정적 기능을 저해시키는 정도가 아니라면 군소정당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례대표 의석배분의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헌재 결정으로 득표율 3% 미만 정당도 비례대표 의석 배분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비례대표 전체 의석수가 46석으로 한정돼 있고 계산법에 따라 의석이 배분되기 때문에 극히 적은 득표율을 기록한 정당이 자동으로 원내에 진입하게 될 가능성은 낮다. 단지 정당득표율 3% 미만일 때 일률적으로 0석 처리되는 부분만 사라지는 것이다.
제22대 총선에서 3% 봉쇄 조항 때문에 의석을 배분받는 것이 애초 차단된 정당은 자유통일당(2.26%), 녹색당(2.14%), 새로운미래(1.70%)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