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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 한양정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 한양정밀

한미약품은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1940~2020)이 1966년 서울 종로에서 연 ‘임성기약국’에서 시작됐다. 

임 회장은 1973년 한미약품공업을 설립하면서 제약업에 뛰어들어 한미약품을 국내 5대 토종 제약사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 특히 ‘R&D 명가’라는 별칭에서 보듯 신약개발을 위한 R&D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한미약품은 2010년 인적분할과 2011년 지주회사 출범을 통해 한미사이언스(지주회사)와 한미약품(사업회사)으로 나뉘었다. 

잘나가던 한미약품에 문제가 생긴 것은 2020년 8월 임성기 회장이 별세하면서부터다. 약 5400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가 불씨가 됐다.

임 회장 별세 후 임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7%는 부인 송영숙 회장과 세 자녀인 임종윤·임주현·임종훈씨에게 상속됐다. 이때 가족 중 최대 지분(11.20%)을 보유하게 된 송영숙 회장이 경영의 키를 잡게 된다. 

송 회장은 2024년 초 딸인 임주현 부회장과 손을 잡고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추진한다.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회사에 대한 지배력은 잃지 않는 방안을 고안한 것이다. 하지만 두 아들인 임종윤 전 사장과 임종훈 사장이 이를 반대하고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2024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형제가 승리했지만 이후 송영숙·임주현 모녀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모펀드 운영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전세를 뒤짚었다. 지금은 장남인 임종윤 전 사장이 자신의 지분을 모녀 쪽에 넘기면서 사실상 분쟁이 종결된 모양새다. 

신동국 회장은 이 같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가장 부각된 인물이다. 향후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향방의 열쇠를 쥔 인물로 평가된다.  

◆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의 최종 승자는 신동국?

한미약품의 지분구조를 보면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가 41.42%로 최대주주이며, 신동국 회장 7.72%, 한양정밀 1.24% 순이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50.39%다. 

한미사이언스는 송영숙 회장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26인이 35.7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오너 일가 네 사람만 보면 장녀인 임주현 부회장(7.57%), 차남인 임종훈 사장(5.09%), 송 회장(3.38%), 장남인 임종윤 전 사장(1.05%) 순이다. 

그런데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는 오너 일가가 아니라 신동국 회장(16.43%)이다. 신 회장이 100% 소유한 한양정밀도 6.95%를 갖고 있다. 한양정밀은 건설기계와 자동차부품을 제조하는 회사다. 

이 밖에 킬링턴 유한회사(라데팡스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도 9.81%를 들고 있다.

신 회장과 라데팡스파트너스는 경영권 분쟁 당시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4자 연합을 맺었던 당사자들이다. 

신 회장은 2024년 7월 송 회장 및 임 부회장과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3인연합)을 체결하며 모녀 쪽에 합류했다. 당시 송영숙·임주현 모녀는 지분 총 6.50%(444만4187주)를 1644억 원에 신동국 회장과 한양정밀에 넘겼다. 경영권 분쟁의 우군을 확보하면서 상속세 재원까지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해 11월 라데팡스가 가세하면서 4자연합이 됐다. 

앞서 3월 임종윤·임종훈 형제를 지지했던 신 회장의 입장 변화는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의 중대한 변곡점이 됐다. 형제는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당시 12.15%)인 신 회장의 지지로 그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신 회장과 한양정밀은 앞으로도 한미약품 그룹 경영권 향방의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신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은 총 23.39%에 이른다. 

향후 신 회장의 영향력은 더 커질 수도 있다. 오너 일가의 지분 중 상당 부분이 상속세 납부로 인한 주식담보 대출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미약품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의 실질적인 최종 승자는 신동국 회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 신동국은 더 큰 욕심 없을까

신동국 회장은 고 임성기 회장의 고향 및 고교 후배로, 임 회장과 매우 가까웠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지분도 임 회장의 권유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창업주 가족과 30여 년간 인연을 맺어왔으나 경영권 분쟁 전까지 경영에 관여한 적은 없었다.

그런 신 회장이 2024년 한해 한미약품 오너 형제와 모녀 편에 번갈아 서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의 키맨으로 부각됐다. 특히 2024년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면서 이사회에도 진입했다.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경영권 분쟁을 거치며 2023년 말 12.15%에서 16.43%로 높아졌다. 지분이 없던 한양정밀 역시 현재 6.95%를 들고 있다. 신 회장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 지분율도 7.72%나 된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이 사실상 한미약품그룹을 장악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표출한 바 있다. 2024년 9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미약품 백기사 역할을 충분히 했고, 이제부터 경영권을 적극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1년 뒤인 2025년 9월 언론 인터뷰에서는 “내 목표는 최대주주로서 한미약품그룹을 성장시켜 진정한 빅파마로 만드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신 회장은 본인의 행보가 회사의 경영을 주도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대주주로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정착시키는 역할에 충실하고 이후 조력자로 남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전문경영인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도록 돕겠다”면서 “앞으로 몇 년간 내실을 탄탄히 다지고서, 기존 회사의 강점인 R&D 역량을 유지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임성기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회사를 지키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경영권 분쟁에서 보인 오락가락 행보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회사를 OCI 그룹에 넘기는 것에 반대해 형제편을 들었고, 나중에는 외국 자본이 들어올 것을 염려해 모녀와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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