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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하면서 이제 누구도 러시아를 비판할 수 없게 됐다. 국제관계에서 ‘힘의 논리’가 전면화하면서 21세기판 제국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진단까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 허프포스트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 허프포스트코리아

미국 백악관은 현지시각으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산하기관 등 66개 국제기구’에서 탈퇴하는 내용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기후대응, 노동 등과 관련된 국제기구들이 대상이 됐다. 

백악관은 "이번에 탈퇴하는 기구 가운데 다수는 미국의 주권 및 경제적 역량과 충돌하는 이념적 프로그램을 추진했다"며 "미국의 납세자들은 이 기구들에 수십억 달러를 냈는데, 이들은 미국의 가치와 상반되는 의제를 추진한 바 있어 미국은 이들에서 탈퇴해 미국 우선적 과제에 집중할 것이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번에 유엔 산하기관에 탈퇴에서 멈추지 않고, 유엔 무력화까지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초 미국 공화당 내부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된 적도 있다. 

마이크 리, 블랙 번 공화당 상원의원은 2025년 2월20일 미국의 유엔 참여를 제한하는 법안을 공동발의했다. 이 법안은 미국의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참여를 금지하고 미국이 향후 다시 유엔이나 산하기관에 가입하려면 상원 인준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리 의원은 당시 폭스뉴스와 나눈 인터뷰에서 "미국이 유엔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유엔에 대한 백지수표는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탈퇴를 현실화한다면 그동안 유엔중심으로 유지돼 온 세계 평화체제가 무너지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미국은 1945년 이후 유엔 창설과 다자 조약을 통해 ‘힘을 법으로 묶는’ 구조를 스스로 설계해온 주역이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마두로 축출작전'과 '유엔 산하 국제기구 탈퇴'는 그 틀에서 미국 스스로를 해방시키려는 첫 단계로 읽힌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마두로 축출작전이 유엔 헌장 체제 이후 처음으로 패권국이 공개적으로 불법성을 감수한 채 타국의 정권을 제거한 사례라고 짚었다. 무엇보다 러시아와 중국 등 다른 강대국들에게 '우리도 이렇게 해도 된다'는 면허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그런데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으로 최소한 도덕적 비난은 불가능하게 됐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고 해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진다.  

여기에 미국이 한 발 더 나아가 베네수엘라를 넘어 그린란드(덴마크령)를 공격하게 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NATO는 동맹국 가운데 하나의 나라만 공격받아도 모두 함께 전쟁에 뛰어든다는 ‘집단방위체제’ 조항(NATO 조약 5조)을 갖고 있다. NATO의 핵심국가인 미국과 유럽이 서로 쪼개져 전쟁을 벌이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국무장관은 다음 주 덴마크와 그린란드 논의한다고 밝히면서 군사옵션 배제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현지시각으로 7일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비공개 브리핑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을 인식할 경우 이를 군사적 수단을 통해 해결할 선택지를 갖고 있다"며 "이는 그린란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상황에 대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이와 관련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범유럽 종합뉴스채널 유로뉴스에 따르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미국이 다른 나토 국가를 공격하는 순간, 나토와 2차대전 이후의 안보 보장은 끝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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