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넘어 그린란드까지 넘보고 있다.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욕심을 부리는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습.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재편집한 것. ⓒ 허프포스트코리아
11일 외신 등 취재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적 영향력 확장에 크게 야욕을 부리는 배경에는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희토류를 비롯한 자원 확보 △지정학적 방어전략 △정치적 유산을 향한 개인적 욕망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희토류를 향한 꿈 - 중국 의존도 탈피 전략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집착하는 이유로는 그린란드의 엄청난 자원 매장량이 거론된다.
지질학자들은 전 세계에서 추출할 수 있는 희토류의 20~25%가 그린란드에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본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자제품, 풍력터빈, 전기차,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의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제품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덴마크 지질조사소(GEUS) 산하 광물자원 및 소재센터 리포트에 따르면 그린란드는 리튬과 흑연을 포함해 최대 31종의 광물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두 광물 모두 전기차용 배터리와 다양한 기술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수요소다. 또한 이 리포트는 그린란드가 자석에 쓰이는 네오디뮴과 같은 희토류 광물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봤다.
호세 W.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은 2024년 11월 그린란드에서 열린 광물안보파트너십 행사에서 "희토류를 포함한 그린란드의 광물자원은 아직 탐사와 개발이 미진해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확보함으로써 중국 중심의 희토류 생산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의 약 60~70% 가량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런 공급망 구조를 탈피하려는 것이다.
전략적 요충지 - GIUK 해협의 중요성
그린란드는 자원뿐만 아니라 안보와 지정학적으로도 미국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린란드는 북미와 유럽 사이인 GIUK(Greenland-Iceland-UK) 해협에 위치해 있어 러시아의 핵잠수함 감시와 미사일 방어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사 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외신 기자들에게 "현재 그린란드는 러시아와 중국 선박들로 가득 차 있다"며 "미국의 국가 안보 관점에서 그린란드가 필요한데 덴마크는 그런 안보적 대응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기후 온난화로 북극해 항로가 열리면서 해운과 군사적 중요성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야욕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덴마크 정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은 이미 미국에 충분한 군사적 협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는 NATO의 기준을 초과해 국방지출을 증액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국의 기지확대 요청을 충족시키는 대응을 지속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인수 위협은 지적학적 통제권을 독점하겠다는 공격적 정치목표가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우파 논객 케이티 밀러가 엑스에 올린 그린란드 지도. 밀러는 성조기로 채워진 그린란드 지도를 엑스에 올리면서 ‘곧’(SOON)이라고 적었다. ⓒ 케이티 밀러 엑스 계정 갈무리
정치적 유산을 향한 욕망
경제, 안보적 측면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집착하는 배경에는 '사업가적 사고방식'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1년 저명한 언론인 베이커와 글래서와 나눈 인터뷰에서 "그린란드는 부동산 거래와 다르지 않다"며 "나는 부동산 개발자로서 지도를 보고 모서리를 보면서 가치를 평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익적 측면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평가받을 '개인적 공적'을 쌓기위해 그린란드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3명을 인용해 그가 여러 세대에 걸쳐 기억될 정치적 유산을 만드는 수단으로서 영토확장에 관심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역사를 살펴보면 1959년 알레스카와 하와이가 미국 공화당 소속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때 각각 미국의 49번 째와 50번 째 주로 추가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덧붙이자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에 합병에 대한 생각이 트럼프 대통령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더 디바이더'와 '마더존스'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심어준 사람으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 로더를 이끄는 로널드 로더가 꼽혔다.
로더와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경영대학원을 함께 다닌 사이로 알려져 있다. 특히 로더는 2016년 이후 친트럼프 단체들에 100만 달러가 훨씬 넘는 금액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까운 사이인 로더의 의견을 받아들인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합병 카드'를 과연 어디까지 밀어붙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