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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체질 혁신’이 최우선 과제다."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의 2026년 신년사 한 대목이다. 하이트진로가 14년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한 배경이 설명되는 지점이다. 김인규 전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 체제가 ‘성장을 만들어낸 14년’이었다면, 그 뒤는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단계’인 셈이다.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새롭게 선임된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부사장이 회사의 '기초체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새롭게 선임된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부사장이 회사의 '기초체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새로 선임된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부사장은 30년 가까이 재무·법무·경영관리 등 회사의 내부 살림을 책임져 왔다. 영업과 생산 현장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이끌어온 김 전 사장과는 대비되는 이력이다. 하이트진로의 전략적 방향 전환을 상징하는 인사로 평가된다.

◆ 장인섭 대표는 누구인가,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기초체력을 확보하는 것

장인섭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는 분명하다.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기초체력 확보, 즉 수익 구조 재편과 비효율 제거다.

박 회장은 신년사에서 "수익 구조를 정밀하게 재편하고 비효율은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100년을 향한 여정 출발선에서 체질 혁신과 선제적 도전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져야 한다"면서 "미래 성장을 위한 자세로 구조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장의 체질혁신 강조에는 매출 정체 속 이익 변동성 확대라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2024년 4분기 하이트진로의 매출은 6271억 원으로 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3억 원으로 2023년 4분기보다 28% 감소했다. 외형은 유지됐지만 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2025년 1분기엔 일시적 수익 개선이 있었다. 이 시기 연결기준 매출은 6128억 원으로 2024년 1분기보다 1.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627억 원으로 29.7% 증가했다. 비용 집행 축소에 따른 효과로 분석된다. 

2분기부터는 다시 한계가 드러났다. 2025년 2분기 매출은 6466억 원, 영업이익은 645억 원으로 2024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8%, 5.6% 감소했다. 3분기에는 감소 폭이 더욱 확대돼 매출은 2024년 같은 기간보다 2.3%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544억 원으로 22.5% 급감했다. 순이익 역시 339억 원으로 22.6% 감소했다.

현대차증권은 연간 2025년 4분기는 매출 624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감소, 영업이익 256억 원으로 20%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는 2024년 4분기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분석했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기저가 낮은 상황에서 소비 촉진을 위해 축소했던 광고선전비가 다시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보수적 시각을 유지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맥주 출고가 인상으로 단기 실적 방어는 가능하겠지만, 내수 소비 위축과 주류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가격 인상 효과는 일시적에 그치고 있다”고 바라봤다.

◆ 박문덕 회장 신년사로 본 장인섭 체제의 변화

장인섭 대표는 앞으로 안으로는 조직을 정비하고, 밖으로는 비효율적인 사업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전개할 가능성이 크다.

그의 이력은 이러한 기조를 뒷받침한다. 1995년 진로에 입사한 이후 약 30년간 전략·관리·정책 부문을 두루 거친 내부 출신 인사다. 경영전략실 경영진단팀장과 정책팀장, 관리부문 담당 상무를 역임했고, 2018년부터는 관리부문 총괄전무로 재무·조직 관리 전반을 책임져 왔다.

이에 따라 수익률이 낮은 사업이나 시설·설비, 인력 구조 등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문덕 회장이 신년사에서 수익구조 재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비효율은 과감히 걷어내고 수익구조를 정밀하게 재편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조직 개편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회장은 “조직과 프로세스 등 모든 영역에서 체질 개선을 넘어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며 “전사적 역량과 한정적 자원을 집중해 다음 세대를 책임질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매진하자”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정기 임원 인사를 두고 “국내 주류 시장 정체를 극복하고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하기 위한 미래 성장 전략의 일환”이라며 “주요 임원진의 세대교체를 통해 향후 경쟁력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 ‘외형 성장 14년’ 김인규 체제의 공과

김인규 전 사장은 2011년 하이트맥주·진로 통합법인 출범 이후 약 14년 동안 회사를 이끌며 외형 성장을 주도했다. 소주·맥주를 양축으로 브랜드를 키우고 전국 유통망과 영업 조직을 정비하며 하이트진로를 국내 주류 1위로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규모의 경제를 통한 성장을 강조해왔다. 2025년 5월 필리핀 간담회에서도 “시장이 있는 회사는 망하지 않는다”며 외형 확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30년까지 글로벌 소주 매출 5천억 원 달성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고 소주 수출액은 2020년 7만 달러로 초기 진입 시기인 2015년보다 70% 이상 증가했다.

베트남 타이빈성에 짓고 있는 소주 생산공장은 김인규 체제 글로벌 전략의 상징으로 꼽힌다. 이는 하이트진로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2026년 완공되면 최대 500만 상자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사장은 당시 “해외 소주 수출의 출발점이었던 베트남에서 첫 해외 생산 공장을 세우게 됐다”며 “동남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의 교두보이자 ‘진로(JINRO)의 대중화’를 실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형 성장 과정에서 소주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2025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비중은 소주가 60%(1조1529억 원)로 가장 높았고, 맥주 31%(6083억 원), 생수와 기타 부문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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