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중 숨진 33세 쿠팡 배송기사가 주 6일 고정 철야근무를 하면서 자유롭게 쉬지 못했다는 유가족의 진술이 나왔다.
공식입장 밝히는 유가족, 고인의 카톡. ⓒ뉴스1/유족 제공
강민욱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쿠팡택배본부 준비위원장은 “쿠팡CLS와 계약한 택배 대리점 소속 배송기사들의 근무 일정표가 외부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쿠팡 측이 ‘7일 이상 근무할 수 없는 구조’라고 주장해 온 내용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새벽, 제주시 오라2동에서 배송 중 전신주를 들이받아 사망한 고 오승용씨의 유가족은 1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은 쉬고 싶을 때 쉴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일해왔다”고 말했다.
마지막 카톡. ⓒ유족 제공
고인의 아내는 기자회견 도중 어렵게 마이크를 잡고 “남편이 휴무를 요청하면 그 쪽(대리점)에서 ‘어렵다’ ‘이직하는 게 낫다’는 식으로 답했다”며, 해당 내용이 남편의 카카오톡 대화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날 아내가 공개한 문자 내용을 보면 고인이 “27일 휴무될까요?”라고 묻자, 대리점 관계자가 “안됩니다. 원하시는 대로 하시려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셔야 될 것 같네요”라고 답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고인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아내는 “남편이 아픈 첫째 아이 일로 쉬려했지만 못 쉰 날이 많았고, 주 6일 야간 근무를 하면서도 쉬는 날에 대리점 연락을 받고 다시 일하러 나간 적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입장 밝히는 유가족. ⓒ뉴스1
유가족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고는 최악의 과로노동에 내몰아 왔던 쿠팡의 잘못이 크다”며 “지금이라도 쿠팡 대표는 영정과 유가족 앞에 직접와 사죄해 맺힌 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제2, 제3의 오승용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해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산재신청 절차를 밟고 있는 유가족은 “출근했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가족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쿠팡의 책임있는 태도가 나올때까지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인의 모친은 이날 “경찰서에서 전화가 와서 다쳤다고 해 달려갔더니 크게 다친 줄만 알았다.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아들이 눈을 뜨지 않았다”며 “그렇게 부탁했을 때 하루만 더 휴가를 줬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눈물을 글썽였다.
실제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이날 유족 동의에 의거해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사용한 쿠팡 어플리케이션과 업무카톡방 분석 결과를 통해 ‘2차 자체 진상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인은 주 6일 연속 야간배송, 하루 노동 11시간 30분, 주 평균 노동시간 69시간, 산재 과로사 인정 기준을 적용하면 주 83.4시간 노동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영업점에서 일한 또 다른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중에는 최장 15일 연속 근무한 동료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